[이데일리 권효중 김윤정 김형환 기자] 제20대 대선 본투표일인 9일 오후 6시부터 7시 30분까지 이뤄진 코로나19 확진·격리자들의 투표가 큰 혼선 없이 마무리됐다. 사전투표 당시 일반 유권자들과 동선이 겹치는 등 잡음이 빚어졌던 것과는 달라진 모습으로, 확진 유권자들 역시 큰 불편함이 없이 투표에 참여하게 돼 다행이라고 입을 모았다.
| 9일 서초구 잠원동의 한 투표소에서 확진자 투표가 마무리된 이후 선거 사무원들이 투표함을 봉인하고 있다. (사진=김형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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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이데일리가 둘러본 서울시 서초구, 송파구, 종로구 등 곳곳의 투표소에서는 큰 혼선이 없이 코로나19 확진·격리자들의 투표가 마무리됐다. 이날 일반 유권자들의 투표가 종료되는 오후 6시 이전부터 선거 사무원들은 방역복과 페이스 쉴드를 착용하고 확진·격리자들을 맞을 준비에 나섰다. 오히려 일반 유권자들이 모두 투표를 마쳤던 이후였던 만큼 투표소에서는 대기 줄이 짧은 편이었고, 확진자들 사이 거리두기도 가능했다.
오후 7시 무렵에는 투표소를 찾는 확진자들의 행렬이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이후 7시 30분 투표 종료가 선언되자 투표함은 투표 참관인들의 입회 하에 봉인됐고, 경찰관, 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과 함께 호송 차량에 실려 투표소를 떠났다.
이날 선거 사무원들은 오후 6시 이전부터 투표소 앞에서 미리 도착한 확진자들을 안내했다. 일반 투표자는 체온 측정과 손 소독이 이뤄지지만, 확진자들은 체온 측정을 따로 받지 않았다. 이후 신분 확인과 확진자 투표 안내 문자를 확인 후 투표소에 입장했다. 서초구 잠원동의 한 투표소 선거 사무원인 백모씨는 “최대한 방역복을 꼭 감싸매고, 추가적인 전파를 막기 위해 철저히 준비해 안내 중”이라고 설명했다.
방역당국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격리 유권자는 이날 오후 5시 50분부터 외출이 허용된다. 이후 일반 유권자가 퇴장한 후인 오후 6시부터 7시 30분 사이 투표를 실시한다. 투표를 위해서는 신분증과 더불어 자신의 격리·확진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확진자 투표 안내 문자 등이 필요하다. 확진·격리자들의 투표용지도 일반 유권자들과 동일한 투표함에 직접 투입된다.
앞서 사전투표 둘째 날이었던 지난 5일에는 오후 5시부터 코로나19 확진·격리자들의 투표가 이뤄지면서 일반 유권자들 일부와 동선이 겹치는 상황이 발생했다. 여기에 확진자들의 투표용지가 기표함 대신 상자, 쇼핑백 등에 따로 담겨 옮겨지는 과정에서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 9일 확진자 투표가 마무리된 종로구 한 투표소에서 소독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김윤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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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본투표일에는 이러한 문제가 시정된 만큼 투표소는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었다.실제로 이날 투표에 참여한 이들 역시 대부분 큰 불편함이 없었다는 반응이었다. 종로구 한 투표소에서 오후 5시 50분쯤 일반 투표를 마친 박모(49)씨는 “어차피 백신은 이미 다 맞았고 혹시라도 동선이 겹치더라도 오히려 음식점 등 투표소 밖도 똑같이 위험한 만큼 큰 걱정은 없다”고 말했다. 투표를 마친 확진자 김혜빈(24)씨는 “집과 5분 거리라 걸어서 이동했고, 투표소 안에 들어가니 대기도 없고 혼선도 별로 없었다”고 전했다.
서초구에서 투표를 마친 코로나19 확진자 최모(43)씨 역시 “지난 7일 확진됐지만 투표 과정에서 큰 불편함은 없었고 평소 투표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확진자 박모(46)씨 역시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확진자 투표 시간을 안내해주는 방송을 듣고 투표하러 왔다”라며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라고 웃었다.
마지막으로 코로나19 확진·격리자들의 투표까지 종료된 투표소에서는 소독·방역 등 마무리 작업에 들어갔다. 선거 사무원들은 외부 안내문 등을 제거하고, 입었던 방역복 등을 질서 있게 정리했다. 잠원동 투표소의 선거 사무원인 최모씨는 “사전 투표 당시에는 말이 많이 나와서 걱정이 많았지만 본투표가 문제 없이 마무리돼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측 투표 참관인인 안정자(76)씨 역시 “질서 있게 선거를 잘 마칠 수 있어서 기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