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2세에 불과한 다미르가 화상을 입은 건 지난 2023년이었다. 평소와 같이 마당 한쪽에서 우유가 끓고 있었고 다미르는 마당을 돌아다니며 놀고 있었다. 순간 다미르가 중심을 잃으며 우유가 펄펄 끓는 냄비에 빠졌다. 얼굴과 가슴, 양쪽 팔에 심각한 3도 열탕화상을 입은 다미르는 사고 직후 근처 종합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빠르게 응급실을 찾은 덕에 목숨을 구할 수 있었지만 치료는 쉽지 않았다. 중환자실에 입원한 다미르는 수차례에 걸쳐 피부이식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상처가 아무는 과정에서 허벅지, 입 주변 피부가 오그라들며 걷거나 먹는 것조차 힘들었다. 손가락도 갈수록 오그라들었고 밤에는 극심한 고통으로 잠도 자지 못했다. 의료진은 더 이상 치료가 힘들다며 화상전문병원으로 옮겨 치료받기를 권했다.
이에 다미르의 부모님은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의 화상전문병원으로 아이를 옮겨 치료를 이어갔다. 다미르의 곁을 지키고자 가족들은 고향을 떠나 병원 근처에 자리를 잡았다. 아버지는 다니던 직장 대신 병원 근처에 직장을 구해 지극정성으로 다미르를 돌봤다. 하지만 벌이가 줄어든 데다 치료 기간까지 길어지며 경제적인 어려움은 날로 커져만 갔다. 의료기술과 장비의 한계로 다미르의 상태도 제자리걸음이었다.
그렇게 한국에 입국한 다미르는 곧바로 한림대한강성심병원에 입원했다. 성형외과 이종욱 교수가 수술을 맡아 다미르의 손과 손목, 팔까지 피부를 이식했다. 망가진 손가락의 피부조직을 떼어내고 다시 봉합했다. 얼굴도 흉터가 남은 피부조직을 떼어내고 다시 피부를 이식했다. 수술을 통해 입의 구축이 완화되면서 수월하게 먹을 수 있게 됐다. 2개월간 꾸준히 재활하며 서고 걷는 것도 한결 편해졌다.
이종욱 교수는 “수술이 시급했던 다미르가 한국에서 필요한 치료를 받을 수 있어 다행이다”라며 “몽골에 돌아가서도 건강하게 잘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미르와 가족이 몽골로 돌아가기 전 한림화상재단은 다미르에게 화상 흉터 치료를 위한 맞춤형 압박옷을 선물했다. 압박옷은 피부의 원활한 회복을 위해 착용하는 것으로, 상처가 아무는 부위에 적당한 압력을 주는 옷이다. 가려움증과 통증을 완화할 수 있으며 살이 오그라들거나 부푸는 것을 방지하고 아무는 것을 도와준다.
압박복을 전달받은 다미르의 어머니 사티굴 씨는 “의료진의 정성스런 치료로 희망을 되찾을 수 있었다”며 “저희 가족에게 힘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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