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는 22일 KDI FOCUS ‘온라인 플랫폼의 자사우대에 대한 경쟁정책 방향’을 통해 “온라인 플랫폼의 자사우대는 일률적 금지보다는 합리적인 방식의 사후 규율이 필요하다”고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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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우대는 플랫폼 기업이 자사 또는 계열사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유리하게 취급하는 행위다. 기존 중개자였던 플랫폼이 판매에까지 진출하면, 중개자이자 판매자인 만큼 다른 사업자들과의 경쟁이 저해될 수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오히려 상품 가격 인하와 품질 개선, 소비자 편의성 증대 등 경쟁을 촉진할 수 있다고 본다.
최근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는 구글, 애플 등 빅테크들의 자사우대 정책을 규제하기 위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네이버 쇼핑, 카카오모빌리티 등의 자사우대와 관련된 소송이 진행중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추진하던 ‘플랫폼 공정경쟁 촉진법’(플랫폼법) 등에도 자사우대를 규제하는 내용이 포함돼있다.
이러한 자사우대 행위는 경쟁을 제한함과 동시에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 KDI의 판단이다. 김민정 KDI 연구위원은 “플랫폼의 지위를 이용하면 경쟁사업자는 거래 기회를 빼앗기고 상품 다양성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플랫폼이 자사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고 품질을 개선할 수 있으며, 오히려 전체 시장을 키워 혁신이 일어날 가능성이 제공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위원은 “사안마다 종합적으로 판단해 경제적 효과를 고려해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전지정엔 ‘신중’, 사후규제로…경쟁당국 알고리즘 접근권 보장해야
김 연구위원은 “자사우대 존재만으로는 경쟁제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속단하기 어렵고, 제한 행위가 일어나더라도 긍정적인 효과와 적절히 비교해야 하며 사전지정을 새롭게 도입할 때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전지정의 예방효과 등은 분명하지만, 과도한 규제에 따른 부작용 가능성이 더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집행에 필요한 효율성을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문제가 되는 행위를 규정하고, 경쟁당국이 플랫폼의 알고리즘이나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기술적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는 제언했다. 김 연구위원은 “자사우대를 금지하기 위해서는 행위 유형을 명확히 구체화하고, 집행상 어려움을 완화하기 위한 기술적인 방법을 확보하는 등 노력도 필요하다”고 짚었다.
특히 플랫폼 기업들이 구체적으로 공개하고 있지 않은 알고리즘,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U 디지털 시장법은 경쟁당국이 알고리즘과 테스트 관련 정보 접근을 요청할 수 있게끔 했으며, 비협조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더불어 동의의결제를 활용해 자발적인 시정이 이뤄질 수 있는 보완도 필요하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