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도 골든타임 중요…“학부모들이 갈등 조정 나서 81% 성공”

서울북부교육지원청, 학부모 지원단 성과
관계 개선 시도 27건 중 22건서 조정 성공
“지원단 활성화, 교육적 해결 제고할 것”
  • 등록 2024-07-24 오후 12:00:00

    수정 2024-07-24 오후 12:00:00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학교폭력(학폭) 발생 시 학부모들이 나서 갈등을 조정하는 방식이 성과를 내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산하 서울북부교육지원청이 운영 중인 ‘학부모 관계 가꿈 지원단’ 얘기다.

서울북부교육지원청 ‘학부모 관계 가꿈 지원단’이 지난 6일까지 서울 노원 마을공동체지원센터에서 열린 연수에 참가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서울북부교육지원청)
서울북부교육지원청은 작년 11월부터 운영한 ‘학부모 관계 가꿈 지원단’(학부모 지원단)의 성과를 24일 공개했다. 출범 후 지금까지 27건의 학폭 사안 중 22건에서 갈등 조정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현재 서울시교육청에도 학폭 조정 기관이 있지만, 실제 관계 조정에 착수하려면 시일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조정을 신청하고 협의 일정을 잡으면서 이른바 ‘골든타임’을 넘길 수 있다. 북부교육지원청은 이런 점을 감안해 작년 11월 학부모 지원단을 구성했다. 학폭 사안 발생 시 관계 조정의 열쇠를 쥔 학부모를 설득하려면 같은 학부모 입장에서 접근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본 것. 또 갈등 조정 시 중요한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신속해 처리하려면 지원단을 지속으로 두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지금까지 약 8개월간 학부모 지원단을 운영한 결과 27건 중 22건에서 조정에 성공했다. 조정 시도 건수의 81%는 학교장 자체 해결로 종결되거나 가해·피해자 측간 합의로 심의가 취소된 것이다.

신재영 북부교육지원청 장학사는 “학폭도 조정에 성공하려면 골든타임을 중시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북부교육지원청 직속의 조정 기관이 필요하다고 봤다”라며 “학부모 지원단에 참여하는 분들이 대부분 자녀를 키우시는 분들로 같은 입장에서 가해·피해 측 학부모들을 설득, 조정에 참여하게 한 것이 효과를 봤다”고 설명했다.

학부모 지원단이 성과를 내자 이에 참여하는 학부모도 늘었다. 지난해 1기 때는 13명으로 출범했는데 지금은 7명이 추가돼 총 20명 규모로 지원단을 운영 중이다. 다만 아직 홍보가 미흡해 북부교육지원청 전체 학폭 심의 건수(162건) 중 조정 시도에 착수한 건수는 17%인 27건에 그쳤다.

학폭 관계 조정은 가해·피해자 측이 모두 동의해야 시도할 수 있다. 학교별 학폭 담당 교사나 학폭전담조사관이 학부모 지원단의 존재를 알아야 ‘관계 조정’을 안내할 수 있는 것이다. 신재영 장학사는 “관계 조정에 성공한 성과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지원단 참여 학부모들도 자신감과 보람을 갖게 됐다”라며 “관내 학교·교사·학폭전담조사관 등을 대상으로 학부모 지원단의 활동을 알리는 홍보에 착수할 것”이라고 했다.

이정희 서울시북부교육장은 “학부모 지원단의 활동을 더욱 활성화하겠다”라며 “이를 통해 학폭 사안의 교육적 해결, 소모적인 학폭 심의 경감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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