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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구글코리아 본사가 있는 서울 역삼역 근처의 강남파이낸스센터 앞. 검은 옷을 입고 검은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쓴 활동가 10여명이 모였다. 이들은 구글 검색창이 띄워진 노트북을 들고 “디지털 성폭력 생존자를 보호해야 한다”, “생존자 중심의 신고 시스템을 도입하라”고 외쳤다.
국제앰네스티는 지난해부터 구글이 온라인에 유포되는 디지털 성 착취물, 불법 촬영 영상 등을 신고하고 처리하는 과정이 범죄 피해자이자 생존자를 위해 투명하게 개선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구글 대만 본사 앞에서 전날 같은 플래시몹을 진행했으며, 이날은 한국에서 여성의 날을 맞아 구글코리아를 찾았다.
이날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디지털 성폭력 피해자이자 생존자의 목소리를 전하며, 구글의 정책이 바뀌지 않는 한 이들이 계속 고통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국제앰네스티의 자아 활동가는 지난해 실태 조사에서 만난 피해자 ‘현진’(가명)의 입장문을 대독하며 “명백한 범죄의 피해자임에도, 추가 신원 노출을 우려해 직접 자리에서 증언조차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자아 활동가는 “‘현진’은 홀로 1000건이 넘는 신고를 했지만, 아직 영상 유포를 전부 막아내지 못하고 있다”며 “구글은 피해자에게 계속해서 2차 가해는 물론, 거대한 유포 사이트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발언이 끝난 후 국제앰네스티 활동가들은 구글을 상징하는 색상인 파란색과 노란색 등의 연기를 피워 올렸다. 그리고 검은 풍선을 띄워 고층 빌딩 20~22층에 있는 구글코리아 사무실이 조금이라도 문제를 인지하기 바란다는 의미의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앞으로도 국제앰네스티는 구글에 피해자 위주의 신고 정책 개선, 피해자 보호 등을 요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