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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2020년 9월 21일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 공무원이었던 이씨는 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된 후 33㎞(18해리) 가량 떨어진 북한 해역에서 피살됐다. 당시 해경은 중간수사 결과 발표를 통해 A씨가 의도적으로 월북했다는 판단을 내렸다. 해경은 이씨가 3억원이 넘는 금융기관 채무 등을 지녔고, 월북하겠단 뜻을 스스로 밝힌 적 있단 사실을 파악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해경의 판단은 정권이 바뀌고 약 1년 9개월여만에 뒤집혔다. 박상춘 인천해양경찰서장은 전날 “연평도 해상에서 실종, 북한군에게 피살된 해수부 공무원에 대해 월북 의도를 찾지 못했다”며 “살인 피의사건을 수사중지(피의자 중지) 결정으로 종결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만약 이씨가 월북의 의도가 있었다면 방수복을 입고 들어갔어야 했는데, 당시 방에는 방수복이 그대로 남아 있던 부분을 해경은 빠뜨렸다”며 “방수복이 없이 물에 들어가면 3시간여만에 저체온증으로 사망한다는 당시 직원들의 진술 역시 누락됐고, 이는 ‘월북’이라는 방향과 다르기 때문에 그 부분을 숨긴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또한 김 변호사는 “청와대 국가안보실에서 지침을 내린 것 역시 확인했다”며 “이러한 지침으로 인해 정당한 공무집행(사건 조사)이 방해받았고, 결국 증거를 선택적으로 채택해서 ‘월북’이라는 결론을 짜맞췄고, 이는 결국 ‘조작’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씨의 유가족은 지난 5월 대통령기록물의 정보공개청구를 신청했으며 오는 23일까지 공개 여부를 알려주겠다고 통지받은 상태다. 이들은 정보공개가 이뤄지지 않으면 정당 원내대표에게 건의, 문재인 전 대통령 고발 등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날 이씨의 유가족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내는 감사의 편지를 낭독하기도 했다. 아들이 쓴 편지를 대독한 이씨의 배우자는 “대통령께서 저와의 약속을 지켜주신 부분이 크게 와닿았다”며 “지난달 31일 (윤 대통령을) 만났을 때 ‘꿈이 있으면 그대로 진행하라’고 해주신 말씀이 너무 따뜻했고 용기가 났다”며 눈물을 보였다.
한편 감사원은 이날 기자회견 이후 해양경찰청과 국방부에 대해 감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