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같은 지구대 소속 동료 여경에게 접근 후 거절당하자, ‘관계를 회복하고 싶었다’는 명목으로 40차례 이상 메시지와 전화 등으로 접근을 시도했던 30대 경찰관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 (사진=게티이미지프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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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3단독 민성철 판사는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경찰관 김모(33)씨에게 4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또 그에게 40시간의 스토킹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2021년 임용된 경찰관인 김씨는 송파경찰서 모 지구대 소속으로 일해왔다. 그는 지난해 10월 같은 지구대에서 일하는 동료 경찰 A(27)씨에게 “함께 식사하자”, “좋아한다”며 호감을 표시했지만 A씨는 이를 거절했다.
A씨는 김씨에게 ‘계속 괴롭히면 지구대장님께 말씀을 드리거나 외부의 도움을 구할 수밖에 없다, 연락을 하지 말고 답장도 보내지 마라’고 명시적인 거부 의사를 표현했다. 그러나 김씨는 지난해 성탄절은 물론, 지난 5월까지 40회에 달하는 카카오톡 메시지와 기프티콘 전송 등의 연락을 보냈다.
재판에 넘겨진 김씨는 자신의 연락이 미련 때문이 아닌, 동기로서 관계를 회복하고 싶은 이유에서였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김씨의 메시지 내용을 살펴보면 ‘네가 날 범죄자 취급해서 속상했다’, ‘술을 마셔서 취했다, 솔직히 서운하다’, ‘소개팅을 받기로 했으니 이제 잊겠다’. ‘그냥 잘해주고 싶으니까 연락해줘라’ 등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김씨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낸 후 삭제하거나, 기프티콘을 보내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A씨에게 접촉을 시도했다.
재판부는 김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단순히 동료로서 관계 회복을 위한 것이라면 소개팅을 언급하거나, 연락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밝힐 이유가 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는 경찰관이 동료를 상대로 위와 같은 죄를 저지른 것에 대한 책임이 매우 크다”고 덧붙였다.
다만 재판부는 김씨가 형사 처벌 전력이 없으며, 잘못을 뉘우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 재판부는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있으며, 일정 금액을 피해자를 위해 공탁하기도 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