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통토크]임용택 전북은행장 "전북銀·캐피탈, 동남아 진출한다"

JB우리캐피탈 선봉대로 보낸 후
전북은행과 '시너지 영업' 펼칠 것
  • 등록 2015-04-20 오전 11:36:47

    수정 2015-04-21 오전 9:28:06

[이데일리 한대욱 기자] 임용택 전북은행장 인터뷰
“은행 경영은 규정된 틀 안에 갇혀있어 답답할 때가 많습니다. 특히 지방은행은 활로를 모색하기가 너무 힘듭니다.여기에 인구 고령화나 성장 정체 등 구조적 문제도 은행이 처한 어려운 현실입니다.전북은행은 생존을 위해 역외로, 나아가 해외진출로 활로를 모색할 계획입니다.”

임용택(사진) 전북은행장이 최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JB빌딩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그동안의 소회와 향후 경영 전략을 허심탄회하게 풀어놨다. 그는 내달 3일이면 취임 6개월이 된다.

임 행장의 이력을 보면 정통 뱅커라기 보다는 금융투자업계에서 내공을 쌓은 투자전문가에 가깝다. 증권사, 창업투자회사, 자산운용사, 사모투자펀드, CRC(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 캐피탈 등 금융투자업계에서 잔뼈가 굵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정통 뱅커들보다도 더 기업의 밸류에이션(valuation·가치)에 초점을 맞추며 경영전략을 고민한다. 하지만 은행은 엄연히 규제산업이고 전북은행은 시중은행에 비해 턱없이 몸집이 작은 게 현실이다. 은행의 지속적인 성장을 과제로 떠안고 있는 그에겐 공세적인 전략을 펼치기엔 구조적 한계가 너무 클 수밖에 없다.

은행산업, 구조적 성장 한계 봉착

임 행장은 국내 은행 산업 특히 지방은행의 한계를 토로하며 “은행업은 답답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은행이 수익성만을 좇아 여신을 무리하게 늘릴 경우 건전성에 적신호가 켜지는 만큼 무리하게 성장 전략을 펼칠 수 없다는 얘기다. 또 수수료 수입 역시 정부의 규제와 더불어 은행간 과당경쟁으로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러 재고할 여지가 많지 않다는 거다.

임 행장은 “은행의 전통적 수익원인 순이자마진(NIM)은 저금리 기조로 점차 줄어드는데 반해 인건비, 전산비 등 고정비용은 계속 올라가다보니 은행 경영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며 “특히 지방은행이 어렵고, 지방은행 중에서도 지역내 대기업이 없는 전북은행은 더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에 따라 “전북은행은 국내 은행 산업의 미래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전라도 지역은 큰 기업도 없어 여신을 확대하기에 한계가 많고, 인구 구성에서는 65세 이상 인구가 30%가 넘는 초고령화 단계에 들어섰다”며 이 같은 구조적 한꼐는 국내 시중은행들의 미래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를 돌파하기 위해 눈을 역외로 돌린다고 했다. 전북은행이 역외지역 총 공세에 나서는 건 이 같은 이유다. 전북은행은 3년전부터 수도권 지역 등에 점포 개설을 시작해 대전(8개), 서울(13개), 인천(5개) 등에 4~5명의 인력으로 구성된 소형 점포를 운영 하고 있다.

임 행장은 “이들 소형 점포는 2년이면 수익성을 맞춘다”며 “전북은행은 적은 비용의 점포 운영을 통해 여전히 영역을 넓힐 지역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중은행은 남아도는 유휴 인력이 문제지만 전북은행은 밖으로 나가면 이들 인력을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설명했다.

전북은행가치 끓어올리기 ‘맹공’

임 행장은 지난 2009년부터 2년간 전북은행 사외이사로서 전북은행의 운영을 감독·감시했다. 전북 지역의 협소한 산업기반과 낮은 GRDP(지역내총생산) 등으로 전북은행은 지역내 성장만으로는 기회가 부족하다는 판단에 지주회사 설립을 건의하기도 했다. 이후 전북은행은 지주사로 전환하기 위해 캐피탈, 자산운용사 등을 인수하기 시작했다. 2009년 자산 7조원에 불과했던 전북은행은 지난해 광주은행 인수에도 성공해 40조원의 자산을 보유한 명실상부 종합금융지주사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임 행장은 당시 경영 참여 목적의 PEF(사모펀드) 운영 지침에 따라 전북은행의 사외이사로 참여했다.

전북은행을 지주사로 전환한 가장 큰 이유는 전북은행의 영업 기반을 수도권으로 확장해 ‘시너지’ 영업을 전략화하기 위해서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임 행장은 “계열사인 JB우리캐피탈은 캐피탈사중 최고로 전국적인 조직망을 갖고 있기 때문에 신한과 KB를 뛰어넘을 수 있다”며 “은행은 규모의 경제가 작동하지만 특화전략을 통해 타업종을 전국 레벨로 끌어올리면 은행과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카드 사업도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분야다. 임 행장은 “전북은행은 수수료 수입 기반이 열악한데, 아직 카드사업을 분사하지 않아 카드 활성화를 통해 수수료 수익을 만들어 낼 여지가 많다”며 “전북도민 1인 1 전북은행 카드가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동남아시아 진출 추진…JB우리캐피탈 선봉대

전북은행은 한발 더 나아가 해외 진출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에 JB우리캐피탈을 선봉대로 내보낸 후 은행이 이를 뒷받침하는 방식이다.

임 행장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 진출을 위해 현재 시장조사 중”이라며 “동남아시아는 부동산보다는 동산을 담보로 소액대출이 필요한 시장”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동산을 담보로 대출영업을 하는 것에 익숙한 캐피탈을 먼저 보낸 후 전북은행과의 시너지 영업을 펼치겠다”고 설명했다.

임 행장은 국내 은행산업의 미래를 해외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은행산업은 이제 국내 영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시중은행도 해외진출을 통해 활로를 모색해야 생존할 수 있다”며 “동남아시아에도 이미 글로벌 금융회사들이 대부분 진출해 있는 만큼 국내 은행들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지, 전북은행과 같은 지방은행들이 그런 틈에서 어떤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면밀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담 = 송길호 금융부장 khsong@edaily.co.kr

정리 = 김경은 기자 ocami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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