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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개발연구원(KDI)은 16일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KDI 포커스 ‘여성의 경력단절 우려와 출산율 감소’를 내놓았다. KDI는 작년 합계출산율 0.72명으로 전세계 최하위권이었던 한국의 출산율 제고를 위해서는 일·가정 양립을 위한 정책 개선이 필수적이라고 봤다.
그간 전통적인 경제이론은 출산율과 여성의 소득수준에 음(-)의 상관관계가 있다고 해석했다. 고소득 여성일수록 자녀를 적게 낳고, 적은 수의 자녀에게 더 많은 교육비를 지출해 ‘자녀의 질’을 높이는 선택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로는 고소득 국가를 중심으로 여성의 출산율과 소득(경제활동 참가율)이 함께 증가하는 흐름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반면 한국은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과 소득이 꾸준히 높아졌음에도 출산율이 꾸준히 낮아진 국가다. 이는 한국의 노동시장 환경이 여전히 여성에게 불리하며, 여성 혼자 출산과 육아의 부담에 노출돼있는 경우가 많다는 의미다. 실제로 한국의 남성 가사 참여도는 일본과 튀르키예 다음으로 낮다. 이러한 사회에서 여성은 경력단절을 경험하게 되고, 이는 곧 소득 감소로 이어지며 각종 불이익을 만들어내 출산을 꺼리게 하는 것이다.
실제로 KDI는 지난 10년간 연령대 및 사유별 경력단절 등을 분석한 결과 일하는 30대 여성이 출산을 선택할 경우,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경력단절 확률이 최소 14%포인트 높아진다고 봤다. 조 연구위원은 “14%포인트는 개인의 평생 소득을 크게 변화시킬 수 있는 수준이며, 출산 이후 양육 비용 등까지 고려하면 출산을 포기함으로서 얻는 경제적 편익은 상당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0년 이상 장기적 접근하는 제도로 출산·육아 부담 줄여야”
출산하는 여성이 양육 부담과 경력단절이라는 이중고를 겪게 되는 상황에서 사회적 뒷받침은 중요한 요소다. KDI는 합계출산율이 증가했던 2006~2012년에는 영유아 교육·보육 시설이 늘어났고, 주5일 근무제 도입으로 일·가정 양립 여건이 개선된 시기였음에 주목했다. 또 부동산 가격 상승률이 경제성장률과 유사해 청년 세대와 신혼부부들에겐 경제적 여건이 개선된 시기기도 했다.
KDI는 출산율 제고를 위해서는 유자녀 여성의 경력단절 확률을 낮출 수 있는 각종 제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조 연구위원은 “시간 제약을 완화할 수 있는 재택·단축근무 제도와보조금 정책 확대, 남성의 영유아 보육 비중 확대를 통한 여성의 비대칭적 육아 부담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몇 달의 출산휴가, 1~3년의 육아휴직 등 단기적인 출산율 정책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10년 이상 장기적 시계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유자녀 여성의 경력단절을 막아야 거시경제 관점에서도 노동공급 증가에 따른 경제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