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TV 심영주 기자]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종료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지난 2년간 움츠려 있던 콘서트 업계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플미 티켓’과 같은 불법 암표도 다시 기승을 부리는 모습이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온라인티켓 거래 사이트에서 아이돌 그룹 엑소의 팬미팅 티켓이 최고 45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오프라인 티켓 정가는 7만7000원이다. 선예매 티켓 정가가 13만2000원인 아이돌 그룹 몬스타엑스의 콘서트 티켓도 최고 15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 한 온라인 티켓 거래 사이트에서 아이돌 그룹 엑소의 팬미팅 티켓이 정가보다 수십 배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사진=심영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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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미 티켓은 ‘프리미엄 티켓’의 준말로 원래 가격에 웃돈을 붙여 불법적으로 거래되는 티켓을 말한다. 정가보다 많게는 몇 십배까지 그 가격이 뛰기도 한다. 인기 공연일수록 플미 티켓값도 비싸진다.
이 같은 티켓은 개인이 예매 후 웃돈을 받고 되파는 경우도 있지만 통상 전문 암표상이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해 티켓을 대량으로 산 뒤 고가에 재판매한다. 지정된 명령을 자동으로 수행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일반 구매자보다 훨씬 빠르게, 많이 표를 구할 수 있어 공정한 시장질서를 해치는 주범으로 꼽힌다.
플미 티켓은 관련 업계에서 오래전부터 문제로 지적받아 왔다. 이에 팬들은 암표상에게 티켓을 살 것처럼 접근해 플미 티켓의 예매번호와 예매자 정보 등을 파악, 소속사 등에 제보하는 등 플미 티켓 근절을 막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 업계 역시 공연 입장 시 예매자 본인 확인, 1인당 구매 매수 제한 등 다양한 제재 방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사실상 실효성을 보이진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온라인 암표상을 처벌할 만한 관련 법안이 없는 것이 문제다. 이제껏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한 티켓 구매를 금지하는 법안은 여러개 발의됐지만 모두 국회에 계류 중이다. 지난달 3일에도 더불어민주당 이병훈 의원이 공연·스포츠경기의 티켓 구입에 악용되는 매크로 프로그램 사용을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공연법 일부개정법률안과 국민체육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 했지만 이 또한 국회에 잠들어 있다.
한편 2020년 12월 공연법이 개정되면서 입장권이나 관람권 등의 부정판매를 방지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 의무가 규정됐지만 매크로 악용에 대해서는 명시적 처벌 근거가 없어 실질적 단속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