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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니 웡 호주 외교장관은 지난 30일 방한 기념으로 서울 종로구 주한호주대사관에서 진행한 간담회에서 “중동에서 분쟁, 안정을 저해하는 북한의 도발 행위가 지속하고 있으며, 불법적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국제 질서가 시험대에 놓였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에 북한 문제에서도 한국과 뜻을 함께하겠다고 강조했다. 웡 장관은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지난 4월 30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 패널의 활동이 종료된 것과 관련해 “국제사회가 글로벌 안정을 위해 북한의 현 상황과 활동에 대한 투명성을 확보하는 데 있어서 큰 문제”라며 “한국 정부가 노력 중인데 호주 정부도 이를 강력하게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판문점을 방문해 한반도에서 분쟁 리스크가 실존하는지 상기할 수 있었다”며 “(북한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역내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문제”라고 공동의 목소리를 내겠다고 했다.
이어 올해 10주년을 맞는 한국과 호주의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높이 평가하며 “호주는 석탄과 철광석 등 에너지 부문에서 최대공급처 역할을 해오면서 10년간 양국 교역은 2배 성장했고, 앞으로 경제 파트너십을 근간으로 ‘에너지 전환’ 등을 일궈나가는 데 있어서 한국의 투자와 기술이 중요해 함께 해나갈 일이 많다”고 말했다.
웡 장관은 필러2에 한국의 참가 여부에 대해선 “한국뿐 아니라 관심을 보여준 나라가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호주가 미국을 제외하고 한국과 유일하게 외교·국방장관(2+2) 회담을 개최하는 등 상호 신뢰성을 보여주고 있는 것처럼 양국간 협력은 필러2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이라고 국방·방산을 비롯해 경제·기후·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의지를 강조했다. 웡 장관은 전날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회담을 계기로 ‘한-호주 경제안보대화’를 출범키로 했으며, 양국 외교부 기후변화대사가 주도하는 ‘기후대화’ 개최도 추진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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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월 미국 대선 결과에 전 세계가 주목하는 가운데 누가 승리하든 호주와 동맹 관계는 불변할 것이라고도 했다. 웡 장관은 “호주와 미국에서 어느 당이 집권하든지 간에 긴밀한 협력을 이어왔다”며 “오커스는 미국 내에서도 초당적 지지가 이어지고 있어 양국 관계에 중요한 이니셔티브(새로운 계획)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웡 장관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인도태평양 파트너 IP4(한국·호주·일본·뉴질랜드)가 북러 협력을 규탄하는 공동의 목소리를 낸 것에 대해 높게 평가하며 “절대적 지배국도 없고 지배받는 국가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이해관계를 공유하는 국가 간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공조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아울러 호주 첫 아시아계이자 성소수자 외교장관이기도한 웡 장관은 포용적이고, 공정하고, 평등한 사회를 구축하는 게 한국사회에서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역사회와 공동체가 모든 인력을 완벽하게 활용할 수 있을 때 발전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당내 규칙을 바꿔 더 많은 여성이 의회에 진출할 수 있게 하고, 남녀 간 임금격차 문제를 낮추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등 호주에서 많은 변화를 일궈내 왔다”고 했다.
이밖에 한국과 호주의 인적교류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웡 장관은 “내년부터 서울대에 호주학 초빙 교수 프로그램을 신설하게 됐다”며 “양국 간 이미 굳건한 인적 협력이 광범위하게 공고화되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 정부 등의 전액 지원으로 초빙 교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곳은 미국 하버드, 일본 동경대에 이어 서울대가 세 번째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