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오후 2시 조사 재개에…윤측 "조사 거부"(종합)

[이데일리 송승현 성주원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내란 수괴(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16일 오후 2시부터 재개하기로 했으나, 윤 대통령 측이 조사를 거부하며 난항이 예상된다.

내란 우두머리와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조사를 마친 뒤 차량에 탑승해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윤 대통령을 불러 조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공수처는 당초 오전에 조사를 재개하려 했으나 윤 대통령 측이 건강상 이유로 오전 조사 연기를 요청하면서 오후부터 조사하기로 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 측은 오후 조사도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의 변호인 윤갑근 변호사는 “윤 대통령의 건강이 좋지 않고 어제 충분히 입장을 얘기했기 때문에 더 이상 조사받을 게 없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 측은 전날 대부분의 공수처 질문에 대해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면서도, 비상계엄의 정당성과 내란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공수처는 전날 오전 10시 33분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한 뒤 같은 날 오전 11시부터 정부과천청사 5동 건물 3층에 있는 영상녹화조사실에서 윤 대통령을 상대로 피의자 조사를 시작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공수처의 첫 조사는 체포영장 집행 약 11시간 만인 오후 9시40분경 종료됐고, 윤 대통령은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구금됐다.

윤 대통령 측의 조사 거부는 공수처의 체포 자체가 불법이라는 기존 주장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윤 대통령 측은 서울중앙지법에 체포적부심사를 청구한 상태다. 체포적부심이란 피의자가 수사기관의 체포가 부당하다거나 체포할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할 때 법원에 석방해줄 것을 요구하는 걸 말한다. 윤 대통령 측이 청구한 체포적부심은 서울중앙지법 형사32단독 소준섭 판사에게 배당됐다.

윤 대통령 측의 오후 조사 거부에 대해 공수처의 입장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다만 공수처가 오후 조사를 진행하기로 한 만큼 윤 대통령은 이날 예정된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 불출석할 것으로 전망된다.

헌재는 지난 14일 열린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1차 변론기일 당시 윤 대통령이 다음(16일) 기일에 불출석해도 심판을 진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