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장난으로 밀었는데 사람이 죽을 줄이야”(사회관계망서비스 ‘트위터’의 한 게시물)
| 30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핼러윈 인파’ 압사 사고 현장 부근에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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핼러윈 데이를 앞두고 벌어진 ‘이태원 압사 참사’ 관련, 온라인 공간에서 사고를 두고 희생자를 조롱하거나 혐오하는 내용의 게시물이 여럿 올라와 논란이 되고 있다. 여기에 사고의 원인을 두고 ‘마약으로 인한 것’, ‘가스 누출로 인한 것’ 등 음모론까지 불거지고 있다. 경찰은 이러한 게시물을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위법으로 간주될 경우 처벌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엔 코로나19 발생 후 처음으로 거리두기 없는 핼로윈 축제를 즐기려는 이들이 10만명 이상 몰리면서 압사 참사가 빚어졌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30일 오후 4시 30분 기준으로 총 256명 사상자가 나왔다. 사망자 153명, 부상자 103명이다.
참사 이후 SNS에선 사고와 관련해 희생자들을 비하하거나, 조롱하는 내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그러기에 왜 모여서 논 것이냐”, “일하다가 사고로 돌아가시는 분들도 많은데 놀다가 죽은 것을 애도해야 하냐” 등이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내리막길 위에서 밀었던 사람들 중 한 명인데 미안하다, 장난으로 밀었는데 사람이 죽을 줄이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현재 해당 게시물은 삭제된 상태다.
심지어 심폐소생술(CPR)을 위해 탈의한 채로 누워 있는 부상자들의 사진, 영상 등이 SNS에서 무분별하게 유포되면서 이들의 외모를 평가하는 게시물도 올라왔다.
사고의 원인을 두고서도 각종 ‘음모론’이 번졌다. 최근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마약이 이태원 클럽 등지에서 유포돼 이를 원인으로 지목하거나, 가스 유출 등이 있었다는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 전파됐다. 그러나 경찰은 마약과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고, 소방당국 역시 가스 누출, 화재 등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일부 언론에서 당시 목격자들의 발언을 인용하는 과정에서 ‘5~6명의 남성이 밀면서 사고가 발생했다’는 부분이 부각되면서, 트위터 등에서는 사고의 원인을 ‘남성’으로 지목하는 해시태그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들은 ‘이태원사고_가해자_남성_조사하라’ 등의 해시태그를 사용하며 이같이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온라인을 통해 무분별하게 유포되는 게시물들에 대해 처벌이 가능하다고 경고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온라인 커뮤니티 등 온라인에서 유포되는 이태원 참사 관련 게시물을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위법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