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들이 사측을 상대로 폭염 시기 휴식 시간 보장 등 제대로 된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오는 8월 1일 하루 경고성 파업에 나선다. 또한 경고성 파업 이후에도 고용노동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매시간 휴게 시간을 지키는 ‘준법 투쟁’을 이어갈 예정이다.
| 공공운수노조 쿠팡물류센터지회가 27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8월 1일 파업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권효중 기자) |
|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물류센터지회, 쿠팡 대책위원회는 27일 서울 송파구 잠실 쿠팡 본사 앞에서 ‘8월 1일 하루 파업·준법 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매달 쿠팡 정기배송이 이뤄져 물량이 많은 1일에 맞춰, 연차와 보건휴가 등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출근을 거부하겠다고 설명했다.
현행 고용노동부 가이드라인(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566조)에 따르면 △체감온도 33도 이상(폭염주의보)일 경우 매시간 10분 △체감온도 35도 이상(폭염경보)일 경우 매시간 15분 의 휴게 시간을 보장해야 한다. 그러나 쿠팡 노동자들은 여전히 물류센터 내 휴게시간이 하루 1회, 15분에 그치고 있다며 충분한 휴식 시간 보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쿠팡 노동자들은 2021년 첫 노동조합 설립 이후 지속적으로 혹서기·혹한기 대책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민병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지부장은 “끊임없이 대책을 요구했지만, 휴게 시간과 작업 환경 개선이 없는 사이 현장 노동자들은 온열질환으로 쓰러지고 있다”며 “하루 일당 포기는 물론, 재계약 탈락 위험까지 감수하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파업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민 지부장은 “강제성이 없다며 노동부의 가이드라인을 저버리고, 폭염 경보 등을 버젓이 무시하는 쿠팡의 환경에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휴식권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노동자들이 기계만도 못한 대우를 받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소연 쿠팡대책위 위원은 “열이 나면 기계도 고장 방지를 위해 운행을 잠깐 멈춘다”며 “‘아프면 그만두겠지’와 같은 안일한 태도로 쿠팡 노동자들을 기계만도 못하게 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8월 1일 하루 파업에 이어 오는 2일부터는 ‘준법 투쟁’도 예고했다. 정성용 쿠팡물류센터 지회장은 “사측이 무시 중인 고용노동부 가이드라인에 맞춰 자체적으로 휴식 시간을 가질 것”이라며 “여전히 더위에 시달리고 있는 물류 노동자들을 위해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아달라”고 말했다.
한편 사측은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 다각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쿠팡 관계자는 “정기적인 온열질환 예방교육 실시는 물론, 주기적으로 온·습도를 측정해 법정 휴게시간 외 추가 휴게시간도 부여하고 있다”며 “각종 냉방·환기 장치 운영과 보냉 물품 지급 등도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