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장마가 지난 이후 본격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한반도 바다에도 고수온과 적조는 물론, 올해는 해파리 출현에 대해서도 ‘경고등’이 커졌다. 이례적인 수준의 해양 자연재해가 중첩돼 발생하고 있는 만큼 종합적인 고수온 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최용석 국립수산과학원장이 지난 19일 경북 포항 해파리 수거현장을 방문했다. (사진=수과원) |
|
20일 국립수산과학원(수과원)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한반도 전 해역에는 고수온 예비특보부터 주의보, 경보가 내려져있다. 이날 오전 9시 기준 통영 두미도, 여수 중앙·대율·나진 등 남해안 지역의 표층 수온은 30℃ 이상이며, 태안 대야도, 서산 창리 등 서해안의 수온도 29~30℃에 육박한다. 포항 등 경북 해역도 이달 초까지는 냉수대 영향에 놓여 있었지만, 급격히 수온이 올라가고 있는 추세다.
고수온과 함께 여름철 바다의 대표적인 불청객으로 꼽히는 적조 역시 전남 동부, 득량만 등에 주의보가 내려져 있다. 지난 9일부로 위기경보가 ‘주의’단계에서 ‘경계’로 격상돼 해양수산부 비상대책반이 운영중이다. 9호 태풍 ‘종다리’가 서해안으로 다가오고 있는데, 이 경우 남풍과 강우의 영향으로 일부 연안 지역에는 적조생물이 더 쌓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더해 올해는 이례적으로 해파리가 들끓고 있다. 수과원은 매주 ‘해파리 모니터링 주간보고’를 통해 해파리 모니터링을 실시하는 어업인들의 제보를 바탕으로 해파리 출연율을 집계하고 있다. 강한 독성을 가진 노무라입깃해파리의 경우 관찰이 시작된 2015년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며, 수과원은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전국 연안에 지속적으로 출현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외 보름달물해파리나 유령해파리, 커튼원양해파리 등 다른 해파리들도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주의 특보가 발령된 경남, 전남, 제주 등 해역에서는 지자체 어업지도선을 활용한 구제 작업이나 수매가 이뤄지고 있다.
고수온에 적조, 해파리 등이 겹치면 어업과 양식업에는 직격타가 된다. 지난해 양식생물 폐사로 인해 입은 피해액은 438억원에 달해 지난 2022년(10억원)에 비해 40배 넘게 피해가 급증했으며, 올해는 작년보다 기온이 높은 만큼 피해액이 늘어날 수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6월 11일부터 지난 19일까지 약 2달간 폐사한 양식어류만 218만1000마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피해에 대비하기 위해 해수부는 지난 6월 올해 고수온·적조 종합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올해 대책에 따르면 고수온 예비특보 발표 기준은 28℃에서 25℃로 낮아져 대비 기간을 늘렸다. 양식 재해보험 가입 기간을 기존 대비 일주일 가량 연장하고, 고수온 특약 보험료를 5% 할인하는 등 어업인들이 받을 수 있는 보장도 강화했다.
한편 현장에서의 대응 요령도 강조하고 있다. 해수부는 지자체와 더불어 현장 점검 및 예찰을 강화했으며, 비축 황토나 황토 살포기 등 적조 대응 장비를 보강 추이를 살피기도 했다. 수과원은 실시간 수온 정보를 확인하며 사료 급여 자제, 액화산소 발생기 사용 등 대비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