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폭스바겐의 자회사 스카우트 모터스(이하 스카우트)의 첫 번째 전기차 모델의 예약대수가 5만건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다른 전기차 브랜드의 출시 초기 예약 수량보다 적은 규모다. 차량 예약 건수가 판매량을 보장하지 않지만, 소비자들의 관심을 확인할 수 있는 ‘바로미터’인 만큼 출시 후 반전이 일어날지 관심이 모아진다.
| (사진=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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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올리버 블루메 폭스바겐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기술 컨퍼런스에서 열린 비공개 미디어 행사에서 스카우트의 첫번째 전기 픽업트럭과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5만건 이상의 환불 가능한 예약 보증금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는 다른 전기차 제조사들의 예약 건수에 견줘 적은 규모지만, 폭스바겐 측에선 흥행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블루메 CEO는 “시장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었다”고 자평했다. 그는 구체적인 시장 점유율 목표치는 제시하지 않았지만 “시장 점유율을 개선하려는 우리의 야망은 훨씬 더 크며 시장에 진입하는 모든 신차에 잠재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스콧 키오 스카우트 CEO는 CES에서 별도의 인터뷰를 통해 예약이 회사의 예상을 뛰어넘었다고 밝혔다. 그는 예약의 약 70%가 회사의 예상과 일치하는 트래블러 SUV에 대한 예약이라고 설명했다.
폭스바겐은 지난 2020년 경영난에 빠진 미국 기업 스카우트를 인수했다. 아우디, 포르쉐 등과 함께 미국 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이다. 폭스바겐은 현재 미국 시장 점유율이 약 4%에 불과해 판매량 증가가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미국 내 시장 점유율 확대라는 막중한 임무를 안고 있는 스카우트는 지난해 10월 완전 전기 픽업 트럭인 ‘테라’와 SUV ‘트래블러’ 양산형 차량을 공개했다. 이들 차량은 순수 전기차 모델과 주행거리 연장 전기차(EREV)로 출시할 계획이다. 스카우트에 차량을 주문하기 위해선 100달러의 환불 가능한 예약금을 내야하며, 차량 출시 시기는 2027년으로 예정돼 있다.
특히 스카우트는 EREV 차량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EREV 모델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의 일종으로, 전기차 모터와 배터리 뿐만 아니라 기존 내연기관 엔진도 장착한 게 특징이다. 전기 배터리가 방전되면 내연기관 엔진이 발전기 역할을 하며 전기 부품에 전력을 공급한다.
키오 CEO는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예상보다 낮은 상황에서 시장 변동성을 방어하기 위해 EREV 모델을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브랜드 인지도 강화와 지속적인 차량 개발,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에 20억 달러 규모의 공장 완공 등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