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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A. 은행은 상대적으로 돈을 많이 버는 편입니다. 당기순이익(배당의 재원·연결기준)을 두고 보면, 4대 금융지주 2021년 KB·신한·하나·우리의 합산 당기순익은 14조8859억원이다. KB금융(105560)이 4조3843억원으로 가장 많고, 가장 적은 우리금융지주(316140)조차 2조8073억원입니다.
이게 어느 정도 규모인지 시가총액(14일 기준) 상위 기업의 당기순익과 비교해보겠습니다. KB금융의 당기순익은 시가총액 상위 9위의 기아(000270)(4조7603억원)와 맞먹는 규모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2위) 9298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4위) 3935억원, 삼성SDI(006400)(5위) 1조2504억원을 훌쩍 뛰어넘습니다.
기업이 매해 안정적으로 당기순익을 올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SK하이닉스(000660)(3위)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탄 2018년 15조5399억원을 당기순익으로 벌었지만, 이듬해 2조90억원으로 급감했습니다. 현대차(005380)(7위) 당기순익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오르내리기를 반복하며 ‘W’ 자(字)를 그렸죠.
은행은 이렇게 번 돈에서 상당액을 주주와 나눕니다. 당기순익에서 얼마큼을 배당하는지를 나타내는 배당성향을 보면 그렇습니다. 4대 금융지주가 2022년 밝힌 배당성향은 최소 23.5%(신한)에서 최다 26.9%(하나)이다. 100만원을 벌면 적어도 23만5000원, 많게는 26만9000원을 주주와 나눈다는 겁니다. 마찬가지로 일회성이 아니라 최근 5개년 동안 20%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코스피 평균 배당성향(19.1%)을 훌쩍 뛰어넘습니다.
은행의 고수익과 고배당이 도마에 오르는 이유는 ‘돈 장사’라는 시선 탓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은행은 고객이 맡긴 돈을 다른 고객에게 빌려주고 돈을 법니다. 그래서 은행은 매출 자체가 이익입니다. 여기서 인건비 등 비용을 뺀 게 모두 순익이 됩니다.
특히 2021년은 저금리 기조에서도 전년보다 32.7% 당기순익이 늘었습니다. 부동산 열풍이 불어 가계부채가 증가한 시기였죠. 지금은 고금리로 부동산 영끌족 부담이 커지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은행이 돈을 잘 번다고 하니 시선이 고울 리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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