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10·29 이태원 참사 1주기를 맞아 온라인 공간에서 국적을 초월한 추모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프로필 사진을 추모 관련 이미지로 바꾸거나, 증강현실(AR) 기술을 이용한 ‘추모의 별’을 띄우는 등 활동을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 (사진=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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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는 지난 25일 SNS를 통해 1주기 추모 SNS 계정용 프로필 이미지를 공유했다. 보라색 리본과 별이 그려져 있는 이미지에는 ‘진실의 별들을 기억해요’라는 문구가 담겨 있다. 별은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상징물로 쓰인다. 지난 26일 참사 장소인 이태원역 1번 출구에 조성된 추모 공간 ‘10·29 기억과 안전의 길’에도 보라색과 주황색 별이 걸려 있다.
SNS 프로필 사진을 바꿔 추모나 연대의 의미를 보여주는 것은 시민들에게 익숙한 일이다. 실제로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대규모 집회가 불가능했던 때는 물론, 각종 사회적인 문제가 발생했을 때 SNS 프로필은 주요 의견 표출의 통로로 활용돼왔다. 최근 서초 서이초등학교 사건 당시에도 전국의 교사들은 SNS 프로필 사진을 추모 사진으로 바꾸는 릴레이를 진행하기도 한 바 있다. 추모 릴레이에 참여한 대학원생 송모(30)씨는 “세월호 노란 리본과 같이 상징을 공유하고, 함께 기억하자는 의미를 담을 수 있는 것 같다”며 “특별법 추진 등 아직까지 남아 있는 문제가 잘 해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글로벌 SNS라면, 해외 이용자들 역시 추모에 동참할 수 있다. 159명의 희생자 중에는 이란과 중국, 러시아, 일본 등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희생자가 총 26명에 달하는 만큼 해외에서의 이러한 방법을 통해 추모의 마음이 전해지고 있다. 일본인 유학생 미야우치(29)씨는 “한국까지 와서 공부를 할 정도면 한국에 대해서 좋은 마음이 있었을 것이기 때문에 안타깝다”라며 “SNS를 이용하면 많은 이들에게 닿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프로필 사진을 바꾼 이유를 설명했다.
SNS 프로필에 더해, 증강현실(AR) 기술로 추모의 의미를 담은 다양한 사진과 영상을 찍을 수 있는 콘텐츠도 만들어졌다. 시민대책회의는 AR기업 모이버와 함께 ‘추모의 별’을 제작했다. 3D 모델링으로 만들어진 주황색과 보라색 별, ‘REMEMBER 10·29’ 등의 문구가 들어가 있으며, 이 효과를 사용하면 누구나 자신의 사진과 영상에 효과를 씌워 촬영할 수 있으며,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유할 수 있다.
이미현 시민대책회의 상황실장은 “온라인상에서 시민들이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함께 기억하기 위해 이 프로젝트를 기획했다”고 기획 의도를 전했다. 모이버 관계자 역시 “누구나 쉽게 자신이 사는 곳의 하늘에 ‘추모의 별’을 띄워 캠페인에 참여하고, 주변의 관심과 참여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독려했다.
한편 시민대책회의와 유가족 협의회는 오는 29일, 참사 1주기를 맞아 시민 추모대회를 서울광장에서 진행한다. 현장 부스에서도 추모를 원하는 시민들을 위한 보라색 리본 등 ‘기억 굿즈’가 마련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