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 평가는 한 주 전보다 2.0%포인트 오른 59.7%로 나타났다.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이다. 문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는 지난 10월 넷째 주 이후 9주 연속으로 50%를 상회하고 있다.
부동산 혼란에 대한 불만이 깔린 상황에서 ‘추·윤 갈등’까지 국민적 피로감을 자극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문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수차례 사과했지만 좀처럼 먹히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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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조국 사태’ 당시와 비교해도 더 큰 위기다. 지난해 10월 14일 리얼미터가 발표한 2019년 10월 둘째주 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은 41.4%였다. 지지율이 40%대 극초반으로 하락한 것은 당시가 처음이었다. 리얼미터 집계 지지율이 42%를 밑돈 것은 지난해 10월 둘째주와 올해 12월 첫째주~넷째주가 유일하다.
그러나 당시만 해도 문 대통령의 ‘수습’에 민심이 반응했다. 문 대통령은 당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결과적으로 국민들 사이에 많은 갈등을 야기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같은 날 조 전 장관도 사퇴했다.
그런데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 좀체 지지율이 회복하지 못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세 차례 잇따른 사과에도 불구하고 그렇다.
문 대통령은 지난 7일 “혼란스러운 정국이 국민들게 걱정을 끼치고 있어 대통령으로서 매우 죄송한 마음”이라고 사과했다. 지난 16일에도 “검찰총장 징계라는 초유의 사태에 이르게 된 데 대해 임명권자로서 무겁게 받아들인다. 국민들게 매우 송구하다”고 했다. 지난 25일에도 “결과적으로 국민들게 불편과 혼란을 초래하게 된 것에 대해 인사권자로서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그럼에도 이른바 ‘법검갈등’이 진행 중이란 점이 문 대통령 지지율 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법원의 결정 속에 다시 직무에 복귀했고 추미애 법무 장관의 교체는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조 전 장관에 이어 추 장관을 거쳐 새 법무장관의 선임까지도 문재인 정부의 법무부는 마찰음을 예고한 셈이다.
이들 4인은 지난 4일 문 대통령의 지명이 이뤄졌던 장관들이다. 12월말~1월초에 추 장관을 위시한 몇 개 부처의 개각이 비슷한 규모로 뒤따를 수 있다.
여기에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을 필두로 청와대 내 참모진 인사도 예상된다. 노 실장은 이미 지난 8월 사퇴의 뜻을 밝힌 바 있다. 2년 가까이 재임해온 만큼 후속 비서실장에게 문재인 정부 임기말을 넘겨줄 가능성이 높다. 노 실장과 더불어 몇몇 수석 및 비서관들의 연쇄 이동도 예측된다.
다만 이 같은 인사가 국정동력 확보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검찰 내 윤 총장의 자리가 굳건한 데다, 공수처장 후보자 추천 과정에서도 국민의힘이 절차적 문제를 들어 법적 대응을 예고해둔 상태여서 사법 개혁을 두고 문재인 정부와 야당의 힘대결은 여전할 전망이다.
부동산 난맥상은 속도전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의 발목을 오래도록 잡고 있을 공산이 크다. 28일 인선된 변창흠 장관은 끝내 야당이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에 반대했다. 갈등의 불씨가 남았다는 의미다. 한 번 발을 헛디뎠다가는 레임덕 가속화를 막기 어려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