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한파에 골목상권 매출 반토막…“최저임금 동결해 달라”

한경연, 골목상권 경기현황 및 내년도 최저임금 의견 조사
  • 등록 2020-04-01 오전 11:00:00

    수정 2020-04-01 오전 11:00:00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가뜩이나 어려웠던 골목상권 경기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악재까지 겹치면서 꽁꽁 얼어붙었다. 매출과 순이익이 반토막난 가운데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땐 폐업을 고려하겠다는 가게들이 속출하고 있다. 골목상권 관련 협회들은 내년 최저임금 동결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24개 주요 골목상권 업종에 대해 ‘골목상권 경기현황 및 내년도 최저임금 의견’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일 밝혔다.

설문조사에는 가구점업, 간판업, 과일가게업, 금은방업, 화훼업, 대리운전업, 떡집, 문구·음반업, 미용업, 부동산업, 사진앨범업, 세탁업, 슈퍼마켓, 여관업, 유통업, 연료·설비업, 의류점업, 인테리어업, 자동차수리업, 제과업, 주유소업, 철물·공구업, 음식점업, 택배업 등 골목상권 관련 24개 업종 32개 협회·조합이 참여했다.

24개 골목상권 업종의 올해 2~3월 평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2.8% 급감하고, 평균 순이익은 44.8%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골목상권 가게들의 매출은 △의류점(-85.0%) △가구점(-80.0%) △금은방(-70.0%) 등의 업종이 극심한 부진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택배(5.0%)는 코로나19로 대면거래보다 온라인 상거래가 늘어나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순이익 역시 24개 중 22개 업종의 부진이 예상됐다. △유통(-95.0%) △의류점(-85.0%) △가구점(-80.0%) 등의 부진이 가장 심할 것으로 조사됐다. 순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응답한 업종은 없었다.

골목상권 협회들은 매출·순이익 감소의 원인으로 ‘경기위축 및 방문객·이용객 감소에 따른 판매부진’(93.3%)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최저임금·4대 보험료 등 인건비 상승(50.0%) △임대료 상승(20.0%) △동일업종 소상공인 간 경쟁 심화(10.0%) △대출 증가에 따른 원리금 부담 확대(6.7%) 등을 지적했다.

경영 부진을 겪고 있는 골목상권의 63.4%는 6개월을 버티기 힘들다고 답했다. ‘0∼4개월을 버틸 수 있다’가 46.7%, ‘4∼6개월을 버틸 수 있다’가 16.7%로 나타났다. ‘6개월 이상 버틸 수 있다’는 응답은 36.6%로 조사됐다.

이같은 상황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을 동결 또는 인하해 달라는 의견이 83.9%로 나타났다. ‘동결’이 58.1%로 과반이었고, ‘인하’는 25.8%로 집계됐다. 인하 폭은 △-5∼-10% 미만(16.1%)이 가장 많았고 △-10% 이상 두 자리 수 인하(6.5%) △1∼-5% 미만 인하(3.2%)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최저임금 인상 응답은 16.1%로 △1∼5% 미만(9.7%) △10% 이상(6.4%) 순으로 응답했다.

특히 골목상권 협회들은 최저임금 제도 개선과 관련, △지역별·업종별 차등 적용(65.6%)이 가장 시급하다고 봤다. 이어 △최저임금 상승분 지원 확대(46.9%) △최저임금 산정기준 현실화(21.9%) △산입범위 확대(수당, 현물급여 등 포함, 15.6%) 등의 순으로 응답했다.

코로나19에 따른 골목상권 피해 최소화를 위해 단기적으로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는 △부가가치세·소득세 등 세금감면 및 납부기한 연장(59.4%) △각종 지원책 신청절차 간소화 및 신속한 지원여부 결정(53.1%) △대출부담 및 대출조건 완화(46.9%) △피해 사업장 직접지원 확대(15.6%) 등을 꼽았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골목상권은 이미 작년부터 실물경제 위축과 최저임금 급등의 영향으로 많이 어려웠는데,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면서 “영세·소상공인의 생존권을 담보하기 위한 금융·세제 지원책 강화 및 신속 집행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최저임금 역시 인상을 자제함으로써 골목상권 타격을 줄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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