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가치 끝없는 추락…34년 만 최저 수준 경신

15일 엔·달러 153엔 후반선에서 움직여
美·日 금리차 확대 전망에 엔화 매도세
  • 등록 2024-04-15 오후 2:23:12

    수정 2024-04-15 오후 2:23:12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이란과 이스라엘의 무력 충돌로 중동의 위기감이 고조된 가운데 15일 엔화 가치가 1990년 6월 이후 3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15일 도쿄의 한 거리에서 한 남성이 미국 달러 대비 일본 엔화 환율을 보여주는 전광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AFP)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3엔 후반대를 잇달아 돌파하면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후 2시10분께 엔·달러는 전장 대비 0.37% 오른 153.81~153.82엔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시장에서는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로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하에 신중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이에 따라 미국과 일본 금리차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에 시장에서 엔 매도, 달러 매수 움직임이 우세한 상황이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투기세력의 엔화 순매도는 2007년 이후 볼 수 없었던 수준으로 급증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닛케이는 “미국의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압력과 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후퇴하는 가운데 다양한 통화에 대한 달러 매수세가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일본 당국이 엔화 가치 하락에 연일 ‘구두 개입’하고 있지만, 엔화 약세에는 제동이 걸리지 않고 있다. 이에 시장에서는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이 실개입에 나설 수 있다는 경계감이 강해지고 있다.

스즈키 슌이치 재무상은 엔화 약세에 대해 “주시하고 있다”며 “철저한 대응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증시의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도 이날 장중 1.8%의 하락세를 보였다.

닛케이지수는 이날 하락 출발해 오전 9시 19분께 전 거래일 종가보다 1.8% 떨어진 3만8820.95에 거래됐다. 이날 오후 2시 16분 기준 전 거래일 종가보다 0.83% 떨어진 3만9194.31에 거래되고 있다.

닛케이는 주말을 앞두고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데다가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투자 심리가 악화했기 때문에 매도세가 우세한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 12일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1.24%)를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1.46%), 나스닥지수(-1.62%) 등이 모두 1% 넘게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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