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콘텐츠 업체에서 웹툰 작가의 사인회 행사를 추진하던 중의 오류를 사과하는 과정에서 ‘문해력 논란’이 불거졌다. 성인들 가운데서도 한자어 등이 섞인 표현 이해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있어 벌어진 일종의 해프닝으로, 최근 들어 심심찮게 벌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오해를 피하기 위해선 단어 뜻을 스스로 찾아보는 습관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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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사과문 중 ‘마음의 표현 정도가 매우 깊고 간절하다’는 한자 표현인 ‘심심(甚深)하다’를 ‘지루하고 재미가 없다’는 의미인 ‘심심하다’로 잘못 이해한 이용자들이 항의를 했다. 이들은 “진심으로 사과해야 할 때 심심하다고 하다니” 등의 의견을 남겼고, ‘심심하다’의 원 의미를 알려주는 다른 이용자들에게도 “모두가 알 수 있는 단어를 썼어야 한다”며 반박하기도 했다. “이러다 화내시는 마음 십분 이해합니다,라고 하면 고작 10분 이해하냐고 할 듯” 등 비아냥대는 반응도 올라왔다.
이에 인터넷과 디지털 기기 등에 익숙한 2030세대들 사이에서도 맞춤법, 기본적인 단어 이해 등 문해력을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직장인 A(33)씨는 “사직서 ‘수리(受理)’를 고치다는 의미의 ‘수리(修理)’로 이해해 ‘무엇을 고쳐야 하는지’를 물어본 동료가 있었다”며 “스스로 뜻을 검색만 해봐도 알 수 있는데 황당했다”고 했다. 다른 직장인 조모(28)씨는 “한자 교육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책을 많이 읽지 않는 문화가 익숙한 상황에서 개인에게만 화살을 돌릴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상황의 주원인으로는 한국어 단어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한자어에 대한 교육 부족이 꼽히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00년 제7차 교육과정 이후 한문은 의무 교육에서 제외됐으며, 초등학교 교과서의 한자 병기 정책 등도 폐기돼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한자어를 습득할 기회는 많지 않다.
이에 전문가들은 일상에서 뜻을 명확히 모르는 단어의 사전 검색 습관들이기, 독서 등으로 한자를 포함한 단어들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영어를 배울 때 어근을 학습하는 것처럼 한국어 단어도 한자를 익히면 이해의 폭이 넓어진다”며 “단어의 뜻, 발음방법 등을 모르는 경우 평소에 스스로 검색해보고, 정리해두는 습관을 들이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