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제13대 독립기념관장에 취임한 김형석 관장이 12일 자신을 둘러싼 ‘뉴라이트 계열 인사’ 비판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특히 1948년 건국 논란과 관련해서도 “건국은 1919년 상해 임시정부 수립으로 시작돼 1948년 정부 수립으로 완성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관장은 이날 서울 용산구 서울지방보훈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 건국론에 관한 저의 생각이 광복회로부터 혹독한 비판을 받고 있다”며 이같이 항변했다.
|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이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지방보훈청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김태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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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관장은 2022년 발간한 그의 ‘끝나야 할 역사전쟁’에서 “건국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신용하 서울대 교수의 주장에 동의했다. 신 교수는 “대한민국 건국은 어느 한 시점에 일어난 사건이 아니라, 상당한 기간에 걸쳐서 이뤄진 역사적 과정으로 봐야 한다”며 “1919년 상해 임시정부 수립으로 시작되어 1948년 정부 수립으로 완성됐다”고 주장했다.
김 관장은 “나의 견해도 이 주장과 꼭 같다”면서 “미국은 13년에 걸친 건국 과정이 있었던 반면, 우리나라는 1919년부터 1948년까지 29년이 걸린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미국은 1776년 7월 4일 독립을 선언하고 1781년까지 영국과 독립전쟁을 벌여 1783년 9월 3일 파리조약을 통해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인정받는데 이후 1789년 4월 30일 조지워싱턴이 초대 대통령으로 취임하면서 건국을 완성했다는 것이다.
김 관장은 “이것이 역사학자 김형석의 건국론”이라면서 “만약 나의 주장이 잘못됐다면, 학문적으로 지적하면 되는데 마치 중세교회가 지동설을 주장하는 갈릴레오를 종교재판에서 화형에 처한 것처럼 여론몰이를 통해 마녀사냥 하듯 인민재판을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한 번도 독립운동을 폄훼하거나, 특정한 독립운동가를 비방한 적이 없다”면서 “수많은 강연과 수백편의 글을 통해 독립정신을 선양하는 일에 앞장서 왔는데, 저의 블로그에는 광복회장의 조부인 이회영 선생에 대해서도 ‘노블리스 오블리주의 본보기 우당 이회영’라는 글이 수록돼 있다”고 밝혔다.
특히 김 관장은 “저는 독립운동가를 폄훼하고 일제강점기의 식민 지배를 옹호한다는 의미로 말하는 뉴라이트가 아니다”면서 “임시정부와 김구 선생을 비방한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런데도 면접과정에서 ‘일제시대 우리나라 국민의 국적이 어디냐?’고 질문하고, “일제시대의 국적은 일본이다. 그래서 국권을 되찾기 위해 독립운동을 한 것 아니냐”고 답변을 했는데, 이를 두고 “일본 신민이라고 주장했다며 일제 식민 지배를 동조하는 친일파라고 몰아붙이고 있다”고 했다.
이어 “나는 이승만 대통령과 김구 선생을 편 가르기 한 적도 없다”면서 “나는 두 분을 비롯한 다수의 독립운동가들을 ‘건국의 아버지들’로 함께 인정하자고 주장해왔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건국의 아버지’는 미국 독립전쟁에 기여한 사람들로 건국 초기 대통령 5명을 포함하고, 대륙회의연합규약, 독립선언서, 연합규약, 미국 헌법에 참여·서명한 13개 주의 대표 정치인을 일컫는 것으로 대상자가 147명이라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