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준에 정보제공 흥신소 업자… 검찰, 징역 2년 구형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신변보호 중이던 여성의 집을 찾아가 그 가족을 해친 이석준에게 피해자의 집 주소 등 개인정보를 제공한 흥신소 업자 윤모씨에게 검찰이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신변보호 중이던 여성의 집을 찾아가 가족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이석준이 지난해 12월 17일 오전 서울 송파경찰서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서울동부지법 형사12단독 신성철 판사는 24일 오전 10시 15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 흥신소 업자 윤모(38)씨에 대한 두 번째 공판기일을 열었다. 윤씨는 지난 1월부터 4차례에 걸쳐 재판부에 반성문을 제출해왔다.

이날 검찰 측은 윤씨의 행동이 살인이라는 중대한 범죄를 발생시켰던 만큼 엄벌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검찰 측은 “피고인은 자신의 행동을 모두 자백하고 있지만 이로 인해 살인 범죄가 발생했다”라며 “이와 같은 위험한 행위에도 불구하고 상당 기간 동안 같은 행동을 반복해온 만큼 엄벌이 필요, 징역 2년을 구형하고 증거 등의 몰수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윤씨는 흥신소 업자로 활동하며 정보 제공에 대한 의뢰를 받은 후 개인정보를 전달하고 수수료를 받아왔다. 이러한 윤씨의 의뢰인 중에서는 이석준(26)이 있었고, 피해자의 개인 정보가 이석준에 전달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석준은 지난해 12월 10일 신변보호 중이던 여성 A씨의 집에 침입, A씨의 어머니와 동생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이에 A씨의 어머니는 숨졌고, 동생은 중태에 빠졌다.

범행을 위해 이석준은 흥신소를 이용해 A씨의 집 주소를 확보했다. 흥신소를 운영하던 윤씨는 의뢰인의 요구를 받으며 정보의뢰업자 등을 활용해 개인정보를 전달했다. 이에 윤씨와 함께 건당 2만원을 받고 차적 정보를 조회해 개인정보를 넘겼던 흥신소의 윗선인 수원 권선구청 공무원 박모(41)씨, 정보의뢰업자 등도 함께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윤씨 측은 잘못을 모두 인정하고 뉘우치고 있으며, 수사기관에 자백하고 협조한 점을 참작해달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윤씨의 변호인은 “피고인은 자신이 제공했던 정보로 인해 살인 사건이 발생했고, 이에 대해 어떠한 변명도 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고 반성 중”이라며 “개인정보를 알려주기만 했지 의뢰자가 살인을 저지를 줄은 몰랐다는 점을 참작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변호인은 “윤씨는 수사기관에 성실히 협조해 범행을 모두 자백해 추가 범행의 가능성을 봉쇄한 점이 인정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법정에서 윤씨는 “마지막 할 말이 있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준비해 온 의견서를 꺼내 울먹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재판부는 오는 4월 21일을 선고기일로 지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