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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는 10일 소셜미디어에 총선 이후 김 여사로부터 전화가 왔었다는 사실을 공개하며 57분 동안의 통화 내용 일부를 공개했다.
진 교수에 따르면 김 여사는 “사과를 못한 것은 전적으로 제 책임이다. 사과할 의향이 있었는데 주변에서 극구 말렸다. 한번 사과를 하면 앞으로 계속 사과해야 하고, 그러다 보면 결국 정권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것이 사과를 말리는 사람들의) 논리였다”고 말했다. 사실상 친윤(친윤석열)계에서 사과를 하지 못하도록 만류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 여사는 “결국 나 때문에 총선을 망친 것 같아 모든 사람에게 미안하다. 한동훈 위원장(현 당대표 후보)이 화가 많이 났을 거다. 이제라도 한 위원장과 대통령님을 화해시켜 드리고 싶다. 도와주셨으면 한다”고 진 교수에게 얘기했다. 김 여사의 사과를 둘러싸고 윤 대통령과 한 후보 간의 갈등이 있었다는 점을 드러낸 것이다.
윤 대통령을 비롯해 대통령실에서 애초 김 여사 사과에 부정적이었다는 주장도 폈다. 한 후보는 “당시 사과 주체인 대통령실 자체가 사과를 안 하겠다는 입장이 명확했다. 그래서 당시 저에 대한 초유의 사퇴 요구까지 있었던 것”이라며 “여사님은 아직도 사과를 안 하고 계시다”고 지적했다.
애초 사과에 부정적이었던 친윤계가 문자 공개를 기점으로 ‘한 후보가 김 여사의 사과를 설득했어야 했다’고 말을 바꾸며 총선 패배 책임론을 씌우고 있다는 것이 한 후보 측의 입장이다. 한 후보 측 인사인 박정훈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는 이날 C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친윤계 주장은) 조금도 설득력이 없다. 이런 견강부회가 없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이번 논란에도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 기류는 이어지는 모습이다.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YTN의 의뢰로 지난 7~8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2003명 가운데 국민의힘 지지층과 ‘무당층’으로 분류되는 1074명을 대상으로 당 대표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한 후보 적합도는 45%로 1위를 기록해 원희룡(11%)·나경원(8%)·윤상현(1%) 후보를 앞섰다.
이번 조사는 무선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1.5%,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2%p, 국민의힘 지지층과 무당층은 3.0%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