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조절 나선 K배터리…이번주 美완성차 실적발표에 쏠린 눈

美 완성차 업계 2Q 실적발표 줄줄이
GM, 올해 전기차 생산 40만대→20~25만대
LG엔솔, 이미 13만대분 출하 …하반기 조정 전망
"2분기 이후 조정 길어질 것"
  • 등록 2024-07-23 오후 4:20:59

    수정 2024-07-23 오후 6:47:15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국내 배터리 업계가 전기차 수요 둔화에 대비해 투자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이번주 미국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줄줄이 실적을 발표한다. 배터리 재고 수준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기차 계획에 대한 언급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25일 예정된 LG에너지솔루션의 2분기 실적발표에서 하반기 출하량의 하향 조정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는 미국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른 생산 계획 조정이 핵심 원인으로 지적된다. 제너럴 모터스(GM)는 올 상반기 약 3만8000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다. 이는 LG엔솔과 GM의 미국 합작법인인 얼티엄셀즈의 출하량의 3분의 1 수준이다. 올 상반기에만 약 13만대에 탑재가 가능한 13.4기가와트시(GWh)가 출하됐다.

23일(현지시간) GM의 2분기 실적발표에서 나오는 전기차 계획과 재고 수준 발표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포드(Ford Motor)는 24일, 스텔란티스(Stellantis)는 25일 발표한다.

애널리스트들은 GM이 2020년 이후 최다 판매량을 기록한 데다 우호적 가격 조정에 힘입어 전년 대비 약 42% 증가한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보고 있지만, 전기차 부문은 예외다.

이미 GM은 내년까지 북미에서 100만대의 전기차 생산능력 갖출 것이란 발표를 최근 반복하지 않았다.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는 지난주 한 행사에서 “시장이 발전하지 않고 있어 내년에 100만 대의 전기차를 생산하는 것이 위태롭다”며 “우리는 고객을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GM은 당초 올해 4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하겠단 계획에서 한발 물러나 20~25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것으로 예상했다.

포드 역시 새로운 순수 3열 전기차 출시를 2025년에서 2027년으로 연기했다. 중국 업체와 테슬라의 공격적 가격 책정 전략으로 치열해진 전기차 시장에서 전기차 수요 둔화는 막대한 자본지출을 단행해야 하는 완성차 업체들의 기존 계획을 변경하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전기차용 배터리 수요 급감으로 국내 이차 전지 업계도 생산능력 조절에 나서고 있다. LG엔솔은 전날 얼티엄셀즈 3공장 건설을 일시 중단하기로 한 데 대해 “투자비 등 양사의 복합적 이유로 속도 조절에 나선 것”이라고 이 회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SK온도 포드와의 합작법인인 ‘블루오벌SK’의 미국 켄터키 2공장의 가동 시점을 2026년 이후로 연기했다.

소재 업체들도 마찬가지다. 포스코퓨처엠은 셀 업체의 생산속도 조절에 대응해 해외 공장 증설을 비롯해 양극재 생산능력 목표를 하향조정했다. 2026년까지 포스코퓨처엠의 생산 능력은 당초 계획 대비 약 5만톤 줄어든 39.5만톤으로 줄였다. 엘앤에프도 양극재의 연간 생산능력을 40만톤까지 확대하는 목표 시점을 기존 2026년에서 2027~2028년으로 연기했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의 4월 대대적인 가격 인하에도 불구하고 판매량 회복세가 더디고 GM의 배터리 재고 수준도 높을 것”이라며 “2분기 실적발표 이후 조정기가 길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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