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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싸이는 다음달 9일부터 전국에서 ‘흠뻑쇼 2022’ 콘서트를 개최한다. 또한 오는 24일부터는 서울 송파구에서 ‘워터밤 2022’가 코로나19 이후 3년여만에 열린다. 이외에도 다량의 물을 사용하는 ‘송크란 뮤직 페스티벌’, ‘대전 워터 페스티벌(DMF)’, 신촌 물총 축제 등이 전국 곳곳에서 더운 여름을 맞아 잇따라 열릴 예정이다.
코로나19의 긴 터널을 빠져나온 후 맞게 된 다양한 공연, 축제에 기대가 높지만, 우려의 목소리 역시 높다. 최근 국내에서 가뭄과 이른 폭염 등이 이어지며 소양강 등 주요 지역에서 가뭄 피해가 커지면서다. 특히 가수 싸이가 지난달 한 방송에서 “공연 1회당 식수 300톤 정도가 사용된다”고 언급한 부분이 회자되며 논란을 키웠다.
부모님을 위해 ‘흠뻑쇼’를 예매하려고 했던 직장인 이모(30)씨는 가뭄 뉴스를 보고 예매를 포기했다. 이씨는 “부모님이 예전부터 한 번 가보고 싶다고 해서 같이 가보려고 했는데 가뭄 상황에서 물을 낭비한다는 느낌이 들어 찜찜했다”고 말했다. 대학원생 정모(25)씨는 “코로나19 이전 신촌 물총 축제 때마다 불편함을 느꼈는데, 이런 상황에서 물까지 낭비한다면 누가 곱게 보겠냐”고 반문했다.
전문가들은 가뭄 등 자연 환경 그리고 농민들의 피해 등을 우려하는 현상이 ‘윤리적 가치’와 연관돼 있다고 평가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젊은층들은 SNS에서 소비 관련 의견을 표명하고, 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에 익숙하다”며 “개인의 공연 소비가 가뭄으로 힘든 농민 등 다른 사람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이러한 모습이 SNS를 타면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본다. 송재룡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기후 위기 등 생태학적 측면을 고려하면 ‘흠뻑쇼’에 대한 비판엔 어느 정도 호소력이 실릴 수밖에 없다”며 “SNS에서는 정서의 표출, 확산이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는 만큼 힘을 얻은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