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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한 법무법인 송무팀 직원으로, 전 남자친구였던 변호사와 비서 B씨, C씨 사이의 관계를 의심해 이들에 대한 허위사실을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지속적으로 올린 혐의를 받는다.
A씨의 블라인드 게시글은 2021년 10월 시작됐다. 그는 회사에서 소속된 이들만 볼 수 있는 게시판에 ‘한 비서가 술자리에서 몰래 녹음한 내용을 기반으로 정리했다’며 B씨, C씨 등이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들과 불륜을 하는 등 문란한 사생활을 이어갔다는 글을 올렸다.
글을 올린 이후에는 오프라인에서도 협박을 이어갔다. A씨는 피해자들에게 메신저를 통해 ‘혹시 블라인드에 올라온 내용이 사실인가, 궁금해서 여쭤본다’고 물었다. 또 블라인드 서비스 내 1대1 대화 기능을 이용해 ‘정말 블라인드 글이 사실이냐’고 묻기도 했다. 이뿐만이 아니라 ‘유부녀면서 원나잇을 한 것이 사실이냐’ 등의 내용을 적은 쪽지를 피해자들의 책상에 놓아 공포심을 주기도 했다.
이와 같은 행위에 시달리던 피해자들은 결국 블라인드 게시글을 고소했고, 공용 PC과 핸드폰, 사무실 내부 폐쇄회로(CC)TV 분석 등을 통해 A씨로 피의자가 특정돼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A씨가 피해자들은 물론, 관련인들의 인격을 말살시켰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들과 같은 직장에 근무하지만, 일면식도 없는 사이임에도 전 연인과의 관계를 의심해 허위의 내용을 꾸며내 게시됐다”며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주는 내용들인 만큼 충격적”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현재까지 피해자들이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음에도 용서를 구하는 등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 않다”며 실형을 선고한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