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K반도체의 핵심으로 떠오른 고대역폭메모리(HBM)가 6세대 HBM4부터는 본격 고객 맞춤형으로 변모한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HBM4부터 맞춤형(커스텀)에 방점을 찍고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5세대까지의 HBM 경쟁 구도가 다소 달라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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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 커스텀 HBM4 집중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고객사들로부터 맞춤형 HBM 요구가 증가함에 따라 커스텀 HBM4를 개발하고 있다. 김경륜 삼성전자 상무는 뉴스룸을 통해 “최근 HBM은 커스텀 HBM이라는 표현이 붙기 시작했다”며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서 메모리가 이제는 범용 제품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각 사업부의 우수 엔지니어들을 한데 모아 차세대 HBM 전담팀을 구성하고 커스텀 HBM 최적화를 위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HBM4부터는 그래픽처리장치(GPU)와 HBM을 연결하는 베이스 다이(Base Die)의 역할이 중요하다. 베이스 다이는 D램을 쌓아 만드는 HBM 밑단의 핵심 부품이다. HBM4부터는 베이스 다이에 고객의 요구에 따른 맞춤형 기능을 넣기 위한 로직 공정을 거치게 된다. 유회준 카이스트 전자전기공학과 교수(반도체공학회장)는 “로직 공정을 넣을 수 있는 커스텀 메모리 시장이 시작되고 있어, 커스텀 HBM이 곧 대세가 될 것”이라며 “이제는 파운드리에서 로직 공정을 거치는 기업 맞춤형 칩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가 6세대 HBM4부터는 맞춤형 제품을 위해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TSMC와 협업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업계 최초로 HBM3E 12단 개발에 성공했다. 현재 최대 고객사인 엔비디아에 HBM3E 8단, 12단 품질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는 HBM4의 경우 2025년 샘플링, 2026년 양산을 목표로 제시했다. 오는 31일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확정 실적 발표와 컨퍼런스콜을 앞두고 있는데, 이날 차세대 HBM 로드맵을 공개할지 관심이 쏠린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5일 열린 2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맞춤형 반도체 시장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HBM4 12단의 경우 내년 하반기에 출하를 예상했고, HBM4 16단은 2026년에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규현 SK하이닉스 D램 마케팅 담당은 “메모리 산업은 과거 소품종 대량 생산 구조에서 다품종 소량 생산으로 제품이 다양하게 늘어나고 있다”며 “고객사들이 원하는 제품을 장기 공급하는 주문형 산업으로 발전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삼성전자 HBM3E 12단 제품. (사진=삼성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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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4부터 경쟁 판도 달라지나
주문을 받아 제품을 생산하면 안정적으로 공급량을 관리할 수 있게 되는 만큼 공급 과잉에 대한 대응 역시 과거보다 쉬울 수 있다. 메모리 업체들이 투자 증가와 가동률 회복이 되면서 2025년 공급 증가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각 기업은 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 가능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HBM4부터는 경쟁 양상이 다소 달라질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종환 상명대 교수는 “삼성전자는 반도체 설계, 제조, 패키징까지 다 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이 오히려 장점이 될 수 있다”며 “지금까지는 경쟁 상대이기도 했던 기업들이 기술 유출 우려로 계약을 꺼려 했다면, 이젠 다시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빅테크의 AI 반도체 수요에 따라 기업별 최적화가 가능하면 삼성은 차세대 HBM 시장에 맞게 전략을 잘 짠 것”이라며 “다만 삼성은 대형 고객사가 필요한데, 최근 일부에서 AI 투자 회의론이 나오는 만큼 시장 상황을 지켜볼 필요는 있다”고 덧붙였다.
| SK하이닉스의 HBM3E. (사진=SK하이닉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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