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긴장고조에도 유가 되려 하락세…금·은값 강세

이스라엘 피해 미미…국제사회 '보복 자제' 우세
추후 이스라엘 대응 수위 관건…유가 향방 달려
"유가 급등시 OPEC 생산량 늘릴 것" 전망도
안전자산 투자 몰려 금값 강세…은값도 상승세
  • 등록 2024-04-15 오후 5:09:28

    수정 2024-04-15 오후 5:09:28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이란의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칠 충격파가 주목된다. 국제시장의 석유 가격이 급등하지 않을까 우려됐지만, 현재까지는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금값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국방부가 있는 키르야 군사 기지에서 헤르지 할레비(가운데) 육군 중장이 전략회의를 하고 있다.(사진=AFP)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국제유가는 오히려 소폭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싱가포르 상품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90.23달러로 전날보다 0.2% 하락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0.3% 떨어져 85.37달러에 거래됐다.

이날 유가의 소폭 하락은 이란의 드론과 미사일이 이스라엘 방공망에 의해 대부분 격추되고 피해가 미미한 것으로 드러나는 등 중동전쟁이 확대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유엔 주재 이란 대표부는 이번 공격은 시리아 주재 자국 영사관 폭격에 대한 대응이라며 “그 문제는 종결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헬리마 크로프트 RBC 캐피털마켓 애널리스트는 “이스라엘 정부가 미국의 조언에 따라 보복 조치를 포기한다면 전쟁이 확대될 위험은 작아진다”면서 “이란의 공격이 이전의 보복보다 훨씬 더 광범위했지만 그래도 사전에 예고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안 로만 라스무센 A/S 글로벌 리스크매니지먼트 리서치팀장도 “상황은 유동적이며 이스라엘이 보복하지 않겠다는 신호를 보내면 긴장은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국제유가 향방은 이스라엘의 대응에 달렸다. 워렌 패터슨 ING 상품전략책임자는 “이란의 공격 가능성은 이미 국제원유 가격에 반영돼 있었다”며 “분명한 것은 여전히 많은 불확실성이 있으며 모든 것은 이스라엘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또 최악의 경우 호르무즈 해협 폐쇄가 우려된다. 로만 라스무센 A/S 글로벌 리스크매니지먼트 리서치팀장은 “가장 우려되는 시나리오는 호르무즈 해협이 폐쇄되는 것”이라면서 “이란이 해협 폐쇄로 가지 않을 것으로 보지만 리스크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보복 대응과 호르무즈 해협 폐쇄 등 상황이 극에 치달아 고유가로 가면 미국은 전략비축유를 방출하고 석유수출국기구(OPEC)도 생산량을 늘릴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워렌 패터슨 ING 상품전략책임자는 “공급량 감소로 유가가 급등하면 OPEC는 생산량을 늘리려 할 것”이라면서 “OPEC는 수요가 망가질 리스크를 고려하기 때문에 가격이 너무 올라가는 것도 원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OPEC의 하루 여유 생산능력은 500만 배럴 수준이다.

온스장 금값 추이(자료=로이터)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금값은 강세를 유지했다. 이날 중동 분쟁을 둘러싼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트레이더들은 금과 같은 안전자산 매수를 촉구하면서 지난 12일 온스당 2431.29를 돌파한 뒤 사상 최고치 부근에서 강세를 보였다.

로이터에 따르면 금 현물은 이날 기준 온스당 2357.99달러로 0.6% 상승했다. 미국 금 선물은 2374.30달러에서 안정세를 보였다.

팀 워터러 KCM트레이드 수석 애널리스트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연준의 하반기 금리 완화 전망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금은 여전히 금융 자산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며 “여러 측면에서 금은 2024년 다양한 시장 역학 하에서 랠리를 펼칠 수 있는 능력을 감안할 때 ‘모든 경우에 적합한 자산’으로 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동 지역 등에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속되는 가운데 중앙은행의 강력한 매입과 안전자산 유입에 힘입어 금값은 올해 들어 지금까지 14% 이상 상승했다.

금에 이어 은값도 상승세다. 은 현물은 지난 12일 2021년 초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후 온스당 28.39달러로 1.8% 상승했다.

ANZ 리서치의 애널리스트들은 “은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금 가격 속에서 투자 흐름이 급증함에 따라 금을 능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말까지 금이 온스당 2500달러 부근에서 거래되고 은이 온스당 31달러 이상으로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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