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초 간접흡연’도 마약 혐의로 처벌 받을 수 있나요[궁즉답]

대마초 간접 흡연, '마약 양성' 확률 낮아
밀폐된 공간서 1시간 이상, 여러 명과 있어야 겨우 가능
"직접 흡입 또는 섭취해야 '양성' 검출"
직접 흡연 및 국내 유통은 범죄로 처벌
  • 등록 2023-04-17 오후 4:43:17

    수정 2023-04-17 오후 4:43:17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 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Q. 최근 대마가 합법인 나라를 여행하다 ‘대마초 간접흡연’을 하게 됐습니다. 대마 연기를 간접 흡입한 것만으로도 체내에 마약 성분이 쌓이나요? 그럼 마약사범으로 처벌까지 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사진=게티이미지)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일명 ‘마리화나’로 불리는 대마초는 미국 일부 주를 비롯해 캐나다, 태국 등 일부 국가에선 합법이지만 한국에서는 마약류로 규정돼 불법입니다. 대마초가 합법인 국가에선 마치 담배를 피우듯 대마초 흡연 행위가 일상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간접 흡연’의 여파를 우려할 수 있습니다. 다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밀폐된 공간에서 지속적으로 오랫동안 대마초 흡연자와 함께하는 등의 경우만 아니라면 ‘대마 간접 흡연’을 걱정할 정도까진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 소견입니다.

대마초의 잎과 줄기 등에는 THC라는 물질이 포함돼 있는데, 이 물질은 환각 작용을 일으킵니다. 담배와 비슷하게 종이에 대마초 잎을 말아 피우는 모습은 해외 여행길, 외국 영화 등에서도 익숙하게 보셨을 것입니다. 대마초 흡연을 통해 환각을 보고, 예술 활동에 도움을 받았다는 각종 예술가들의 이야기들도 있지요.

대마초는 담배와 유사하게 연기를 들이마시고 내뿜기 때문에 담배처럼 간접 흡연을 우려할 수 있습니다. 다만 2015년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의 연구진은 환기가 이뤄지지 않는 특수 챔버(방) 구조에서 1시간 동안 대마초 연기에 노출시키는 실험을 한 결과 6명 중 1명에서만 소변에서 양성 결과가 나왔다고 확인했습니다. 즉 철저한 통제가 이뤄져 환기가 어려운 공간에서도 간접 흡연으로 인해 대마 양성 반응이 나오는 건 쉽지 않은 셈입니다.

우리 법원도 ‘대마 간접 흡연’의 가능성을 낮게 본 사례가 있습니다. 서울서부지법은 2021년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를 받는 A(42)씨에게 징역 4월형을 선고했습니다. 당시 A씨는 서울 용산구 등에서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기소됐고, 재판에서 “길거리나 음식점 화장실에서 대마 냄새를 맡은 적이 있어 간접 흡연으로 검출됐을 것”이라고 항변했습니다. 그러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사실조회를 통해 간접흡연만으로 소변에서 대마가 검출되기 위해서는 여러 명의 대마초 흡연자들과 1시간 이상 환기 없이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고, 재판부 역시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전문가들도 대마 간접 흡연으로 마약 사범이 될 확률은 낮다고 봤습니다. 전경수 한국마약범죄학회장은 “직접 흡연하거나 대마가 들어간 음식 등을 섭취하지 않는 이상 간접 흡연으로는 양성이 나오진 않는다”며 “다만 해외 여행을 통해 접한 대마가 더 강한 중독성이 있는 마약으로까지 이어지는 통로가 되고, 귀국 시 문제가 될 수 있는 만큼 경각심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강남 학원가 마약음료 사건에서 음료를 모르고 마셨던 학생들이 처벌대상이 아닌 것과 마찬가지로 대마초를 할 의도가 없었고, 이를 모르고 있었다면 처벌이 이뤄지진 않습니다.

다만 직접 피우는 것은 아시다시피 아무리 해외에서 이뤄졌다고 하더라도 불법입니다. 마약류관리법에 따르면 대마는 마약으로 지정돼있어 처벌 대상이며, 연구 등의 목적으로 대마 취급자로 허가를 받지 않은 채 대마를 재배하거나 수입·수출 등 유통하는 경우에는 대마관리법 위반으로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이데일리 궁즉답에서는 독자 여러분들이 알고 싶어하는 모든 이슈에 기자들이 직접 답을 드립니다. 채택되신 분들에게는 모바일 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 이메일 : jebo@edaily.co.kr
  • 카카오톡 : @씀 news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완벽 몸매' 화사의 유혹
  • 바이든, 아기를 '왕~'
  • 벤틀리의 귀환
  • 방부제 미모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