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7~11월까지 5개월간 코스피지수가 연속 하락한 기록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지난 2007년 7~11월 이후 처음이다. 11월 한 달간 코스피지수는 3.92% 하락, 올해 고점 대비로는 약 15% 내렸다.
시장 활력을 반영하는 유동성도 메마르고 있다.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11월 한달 평균 9조1065억원으로 올 들어 처음으로 월 기준 10조원 이하로 내려왔다.
외국인 이탈로 유동성이 부재한 가운데 매도세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단 분석이다. 올 하반기 외국인들은 약 18조원을 팔아치웠다. 이에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비중은 6월말 35.62%에서 11월 말 32.44%로 3.18%포인트 떨어졌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 당선에 따른 관세 부과 이슈와 달러 초강세 현상이 국내 자본시장에 직접적 여파로 이어진 탓이다. 환차손 우려는 외국인들의 대규모 매도 행렬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김진성 흥국증권 애널리스트는 “수출 둔화는 현재진행 중이며,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은 앞으로 높아질 것”이라며 “국내 경제의 가시적 활력 회복은 상당기간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주식시장은 주가가 싸다는 것 외에 모멘텀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미만 상장사는 63%에 달했다. 시장가치가 당장 기업의 청산가치에도 못 미친단 이야기다.
이웅찬 iM 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기댈 것은 국내 수급 정도”라며 “국내발 유동성 개선, 중국과의 관계 개선 가능성, 과도하게 하락한 대형 수출주의 반등 정도”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한국 주식시장의 구조적 문제로 꼽히는 지배구조 개선 기대감도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외인·기관·개인 모두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진전을 기대하고 있다”며 “주요 코리아 디스카운트 원인인 기업지배구조가 개선되면 한국 증시의 저평가 해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