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종목을 추천하는 리포트(보고서)를 써 주가를 띄운 후 매도해 5억원이 넘는 부당이득을 올린 혐의를 받는 증권사 애널리스트(연구원)가 11일 구속을 면했다.
| 주식을 미리 사 놓고 매수 리포트를 작성해 5억원대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는 증권사 애널리스트 어모씨가 11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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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서울남부지법 김지숙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전 증권사 애널리스트 어모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남부지법은 “혐의의 내용은 중하나, 불구속 수사의 원칙과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 자료 정도, 수사의 정도 등에 비춰보면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방어권 보장의 필요성, 주거가 일정하고 사회적 유대 관계를 갖추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구속의 필요성과 상당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도 덧붙였다.
이날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한 어씨는 “혐의를 인정하냐” 등의 질문에 “죄송하다”며 짧게 대답 후 호송차에 올라 현장을 떠났다.
어씨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특정 종목을 미리 사두고 ‘매수’ 의견을 담은 리포트를 내 주가가 오르면 이를 팔아치우는 방식으로 5억2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어씨는 타인의 증권계좌와 휴대전화를 빌려 거래해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어씨가 약 10여년에 걸쳐 22개 종목을 사고 팔며 범행을 이어온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감독원 자본시장 특별사법경찰은 어씨의 부정거래 정황을 포착했고, 어씨는 지난 3월 퇴사한 상태다. 특사경은 지난달 말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어씨를 넘겼고, 검찰은 전날 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