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이란 정부는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휴전에 전격 합의한 데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휴전 발효 직후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의 “레바논에 대한 공격(aggression)을 멈추기로 했다는 소식을 환영한다”면서 “레바논 정부 국가 및 저항에 대해 확고히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 국제원자력기구(IAEA) 본부가 있는 유엔 사무국 건물 앞에 이란 국기가 휘날리고 있다.(사진=로이터) [+] 기자 atoz@edaily.co.kt |
|
앞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26일 60일간 공습과 교전을 중단하고 레바논 남부에서 양측 모두 물러서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일시 휴전안에 합의했다.
작년 10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기습당하고 헤즈볼라와 교전을 시작한 지 13개월 만이다.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에서 18년 만의 지상전에 돌입한 시기부터 따지면 약 2개월 만이다.
미국이 제시한 휴전안에는 60일간 일시 휴전하면서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에서 철수하고, 헤즈볼라의 중화기를 이스라엘 국경에서 약 30㎞ 떨어진 레바논 리타니강 북쪽으로 물러나는 내용이 담겼다. 유엔이 설정한 양측 경계선인 이스라엘-레바논 ‘블루라인’ 국경 지대에는 레바논군 수천 명을 추가로 투입, 레바논 주둔 유엔평화유지군(UNIFIL)과 함께 무력충돌을 막겠다는 계획이다.
이날 휴전을 발표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연설을 통해 헤즈볼라가 합의를 깬다면 언제든지 다시 공격할 것이라면서 이번 결정이 이스라엘의 항복이나 패배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헤즈볼라가 국경 부근 테러 시설을 재건하거나, 로켓을 쏘거나, 땅굴을 파거나, 미사일을 실은 트럭을 몰고 오면 우리는 공격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헤즈볼라를 수십 년 전으로 퇴보시켰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네타냐후 총리의 공언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 내부에서 극우 세력과 북부 접경지 주민들을 중심으로 ‘항복 협정’이라고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