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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와 서울지역본부, 쿠팡 노동자의 건강한 노동과 인권을 위한 대책위원회(쿠팡대책위)는 11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 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천막농성을 마무리지었다. 이들은 물류센터 내 폭염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지난해 6월 23일부터 쿠팡 본사 앞에서 생활임금 확보, 냉·난방대책 마련과 유급 휴게시간 보장 등을 요구하며 농성해왔다. 이 과정에서 본사 1층 로비를 점거했던 일부 공공운수노조 소속 조합원들이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고소를 당해 검찰로 넘겨지기도 했다.
이들은 300여일간 천막 농성을 이어왔음에도 사측의 태도가 변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박상길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사측과 끊임없이 대화를 하고, 노조로서 인정받기 위해 노력했지만 회사는 이를 인정하는 척하며 뒤로는 노조 간부를 해고하고, 껍데기뿐인 대화만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천막은 접더라도, 우리는 현장으로 돌아가 다시 새 힘을 모으고 사측과 맞설 것”이라고 했다.
20대 청년이었던 장씨는 2020년 10월 쿠팡 칠곡물류센터에서 근무를 마치고 귀가 후 자택에서 급성심근경색으로 숨졌다. 숨지기 이전 3개월간 그의 근무시간은 매주 평균 58시간에 달했으며, 근로복지공단은 장씨의 죽음을 산업재해로 인정했다. 그러나 쿠팡 측이 과로사를 부인하면서 유족들은 지난달 사측의 사과와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편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들을 비롯, 이날 투쟁 결의대회에 모인 이들은 쿠팡 물류센터에 △냉난방 장치 설치 △유급 휴게시간 보장 △부당해고 철회 및 노조할 권리 보장 △직장 내 괴롭힌 근절 등을 지속적으로 요구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들은 현장에서 추가로 조합원을 모으고, 동참시킨단 방침이다.
한편 쿠팡의 물류 자회사 쿠팡필먼트서비스(CFS)는 “고인의 사망 전 3개월 평균 근무시간은 주 44시간에 불과했다”며 “물류업계를 비롯한 국내 사업장에서 가장 안전한 근무환경을 제공하고 있는 곳 중 하나”라고 노조 측의 주장을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