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최근의 환율 상승은 미국의 금리 인하 전망 후퇴에 따른 영향이 큰 만큼, 본격적인 외국인 순매도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거시경제를 둘러싼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 속에 원화 약세의 수혜를 볼 수 있는 자동차, 필수소비 업종 등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변동성 커진 증시…두 달만에 2600선 내줘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17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5.45포인트(0.98%) 내린 2584.18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 지수는 전날 2.28% 급락한 데 이어 이날도 1% 가까이 내리며 2600선 아래로 내려왔다. 코스피 지수가 종가 기준 2600선 아래로 내려선 것은 지난 2월 6일(2576.20) 이후 처음이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본토 공습에 대한 보복을 예고하면서 중동 지역 리스크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금리 인하 시기가 늦어질 수 있다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변동성이 커졌다.
1월과 2월에 이어 3월 들어서도 물가 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인플레이션이 둔화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전망을 유지해온 파월 의장도 입장을 선회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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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추세적으로 떠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도 이어진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 하락의 원인이 인플레이션 재발에 따른 시장금리 상승, 중동 지정학 우려 확대, 유가 상승에 따른 기업 비용 증가, 외국인 자금 이탈 등으로 복잡한 가운데 투자자들이 특히 우려하는 것은 원·달러 환율”이라고 지적했다. 노 연구원은 그러나 “현재 환율 상승 원인의 상당 부분을 달러 강세에서 찾을 수 있단 점을 고려하면,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는다”고 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 역시 “연준의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감 지속, 양호한 국내 수출과 이익 펀더멘털 등을 고려하면 원·달러 환율의 급등세(오버슈팅) 국면은 길지 않을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외국인 국내 투자자의 국내 증시 편식에 따른 부담, 중동발 지정학적 불확실성 등으로 순매도에 나설 수 있지만, 그 강도와 지속성은 얕고 길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국내 주식시장의 체력이 여전한 만큼, 이번 조정은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 상승이 양호한 미국 경제를 반영한 것이라면 수출 기업들을 중심으로 상향되고 있는 실적 전망치에 대한 신뢰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원화 약세에 둔감하거나, 원화 약세 국면에서 실적이 상향되는 업종이 대안”이라며 “2020년 이후 환율에 대한 민감도 측면에서 자동차, 호텔레저, 필수소비 업종이 플러스 효과를 나타냈다”고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