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20년만의 조선주 기업공개(IPO)이자 글로벌 1위 조선사인 현대중공업이 최종 경쟁률 405.50대 1를 기록, 56조원이 넘는 증거금을 끌어모으며 공모청약을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글로벌 1위’라는 프리미엄이 조선업황 회복 국면에서 높은 기대를 받고 있는 만큼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 (자료=미래에셋증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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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대표 주관사 미래에셋증권(142만1053주 배정)에 따르면 지난 7일부터 이날까지 진행된 최종 청약 경쟁률은 405.50대 1을 기록했다. 이에 따른 증거금은 56조562억원이다. 증권사별로는 미래에셋증권이 409.02대 1이고, 미래에셋증권과 더불어 가장 많은 물량을 보유한 한국투자증권은 402.46대 1이다. 공동 주관사인 KB증권(59만2105주)과 하나금융투자(59만2105주)의 경쟁률은 각각 398.50대 1, 416.81대 1을, 이어 인수단으로 참여한 △삼성증권(20만7236주) 395.39대 1 △대신증권(8만8816주) 385.74대 1 △DB금융투자(8만8816주) 416.39대 1 △신영증권(8만8816주) 401.27대 1을 각각 기록했다.
이번에 모인 증거금은 56조원에 달한다. 이에 지난달 일진하이솔루스(36조6830억원)의 기록을 밀어내고 증거금 규모로 6위를 차지했으며, 5위인 카카오뱅크(58조3020억원) 역시 바짝 따라붙었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청약 첫 날이었던 지난 7일부터 높은 관심을 받았다. 첫 날 오전부터 경쟁률이 빠르게 올라가며 8곳의 증권사 모두 첫 날 경쟁률이 두 자릿수대까지 올라왔다. 첫 날 경쟁률은 40대 1 수준에 달해
크래프톤(259960)(2.79대 1)과
롯데렌탈(089860)(10.42대 1)은 물론,
카카오뱅크(323410)(37.8대 1)까지 뛰어넘었다. 이후 둘째 날인 이날에도 ‘막판 청약’ 수요가 몰리며 오전 중 최고 경쟁률이 세자릿수대를 돌파하고 하반기 가장 흥행한 코스피 IPO였던 일진하이솔루스(654.5대 1)의 뒤를 쫓게 됐다.
이와 같은 흥행은 조선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와 더불어 ‘글로벌 1위’라는 프리미엄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2~3일 진행된 기관 대상 수요예측에서도 현대중공업은 경쟁률 1835.87대 1을 기록,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1883대 1)를 이어 코스피 역대 2위에 올랐다. 이에 공모가를 희망밴드(5만2000~6만원)의 최상단인 6만원으로 결정, 공모 규모 1조800억원으로 조 단위 대어 자리를 굳혔다. 회사는 상장을 계기로 ‘친환경 선박’에 집중하며 76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실시, 기술 격차를 굳히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증권가에서도 현대중공업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황어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대중공업의 목표주가를 9만원으로 제시하며 “이번 조선업 수주 회복기서 차별적인 수주 잔고 성장, 선가 인상 등을 통해 기술과 경쟁력이 부각될 만하다”라고 평가했다. 최진명 NH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경쟁사 대비 저렴한 가격, 선박 교체 사이클 및 환경규제 강화 영향에 힘입어 상장 후 양호한 주가 흐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오는 10일 납입과 환불을 마치고 17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공모가를 기준으로 한 상장 후 시가총액은 5조3264억원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