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거리 계산에 배달료 깎인다" 뿔난 배민 라이더들

민주노총 배달플랫폼지부, 2일 배달의민족 앞 항의
''내비게이션 실거리'' 요금제 변경에도 오류 계속
"오토바이 가는 길 아냐…''꼼수 배달료 깎기" 지적
오토바이 300여대 행진
  • 등록 2022-05-02 오후 4:10:55

    수정 2022-05-02 오후 4:10:55

[이데일리 권효중 이수빈 기자] “실제 오토바이가 갈 수 없는 길로 ‘내비게이션 실거리’를 측정한다면, 고장난 시계로 시간을 재는 것과 뭐가 다릅니까?”

2일 서울 송파구 배달의민족 본사 앞에서 배달노동자들이 ‘내비게이션 실거리 요금제’의 시정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이수빈 기자)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 배달플랫폼지부는 2일 서울 송파구 배달의민족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배달의민족이 배달료 산정의 기준이 되는 거리 측정 과정에서의 오류로 인해 ‘꼼수 배달료 깎기’가 일어나고 있다며 시정을 요구했다.

문제는 배달의민족이 지난달 21일부터 기존의 직선거리에서 내비게이션상 거리를 기준으로 하는 요금제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벌어졌단 게 이들 주장이다. 노조는 배달에 소요되는 거리가 실제보다 짧게 측정돼 거리와 요금 깎기가 일어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로 인해 이들은 이미 지난달 25일에도 한 차례 기자회견을 연 바 있다.

노조는 배달의민족이 자체 개발한 프로그램상의 오류로 보고 있다. 현재 배달의민족은 여행자용 지도 프로그램(OSRM)을 기반으로 한 자체 프로그램을 사용 중인데, 보행자 기반인 만큼 실제 오토바이가 운행할 수 없는 도보를 기준으로 거리가 측정되는 등 현실 도로 상황과 맞지 않는 경우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이에 노조는 오류 시정과 대책 마련, 그간의 손해배상 등을 요구했다. 홍창의 배달플랫폼지부 지부장은 “지난해 노동자들이 직선거리에서 실거리 기준으로 요금제 개선을 이뤄냈지만 현재 배달의민족이 쓰는 프로그램은 오류 투성이”라며 “우리가 일한 거리만큼 돈을 받겠다는 게 잘못된 일이냐”고 외쳤다.

홍 지부장은 “실제 콜을 받아보면 하루에도 오류가 몇 건씩 쌓이고, 한 건당 평균 200원의 손해를 보고 있다”며 “한 달에 ‘배민원’을 통해 1000만건 이상의 배달이 이뤄진다고 하는데, 사측이 배달 거리를 깎으면서 막대한 이득을 취하고 있는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현장에서 배달노동을 하고 있는 이들 역시 정확한 거리 측정을 통해 ‘일한 만큼’의 배달료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문성 배달플랫폼지부 북부분회 부분회장은 “내비게이션 실거리 요금제는 바로 주행이 가능한 실거리 요금제라는 뜻이어야 하는데 하나도 맞지 않는다”며 “이는 시간제 노동자의 임금을 고장난 시계로 계산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인천에서 2시간 거리를 오토바이로 달려 왔다는 박대운 인천분회 대의원 역시 “실제 현장에서는 적게는 100원, 많게는 2000원 이상의 요금 차이를 경험하고 있다”라 “이러한 제도로 도로 위에서 라이더가 시달리고, 고객들 역시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집회에는 배달 노동자들이 약 300여대에 가까운 오토바이를 끌고 모여들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송파구에 위치한 우아한청년들 본사로 행진을 이어갔다. 향후 노조는 문제 시정을 위한 항의 면담, 법적 소송 등을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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