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 조회수 8억 ‘코로나 라이브’ 종료…“후련·감사합니다”

컴퓨터공학 전공중인 22세 대학생 홍준서씨
코로나19확진자 실신간 집계 서비스 ‘코로나 라이브’
지자체 문자 취합 등 홀로 운영…십시일반 후원도
남은 후원금 4천만원 기부…“유용한 서비스 또 하고파”
  • 등록 2022-05-30 오후 6:00:00

    수정 2022-06-02 오전 7:24:28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한때 하루 수십만 명 넘게 쏟아졌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들, 이를 한 눈에 알게 해줬던 사이트가 있다. 실시간 확진자 현황을 공유한 ‘코로나 라이브’다. 이 서비스를 만든 주인공은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있는 대학생 홍준서(22)씨다. 홍씨의 노력, 시민들의 ‘십시일반’ 후원으로 21개월여 동안 이어진 서비스는 이달 초 21개월여 만에 종료됐다. 팬데믹에 대응키 위해 ‘재능기부’를 해온 홍씨는 향후 다른 유용한 서비스로 사람들을 돕고 싶다고 소회를 밝혔다.

‘코로나 라이브’ 서비스를 개발·운영해온 홍준서씨 (사진=본인 제공)
홍씨는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 라이브’의 탄생 배경부터 풀어놨다. 호주에서 컴퓨터공학을 공부하던 그는 국내 코로나19 관련 정보와 수치를 ‘한 곳’에 모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래서 처음 만든 서비스는 ‘코로나 맵 라이브’였다. 코로나19 유행 초기 확진자들의 동선이 취합되던 시기, 이를 한 번에 볼 수 있도록 모은 것이다.

홍씨는 “코로나 관련 뉴스를 실시간으로 모아 볼 수 있도록 하자는 게 시작이었다”며 “‘동선 추적’이 폐지된 이후에는 ‘확진자 수’ 모아보기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서비스는 2020년 8월 ‘코로나 라이브’로 업그레이드됐다.

코로나 라이브는 당일 발송된 재난문자, 지방자치단체 공지 등을 수집해 운영했다. 홍씨는 “서비스 초반에는 100% 재난문자를 기준으로 집계했는데, 문자를 보내지 않는 곳도 있어서 각 지자체의 사이트, 블로그를 자동으로 몇십 분마다 확인해 집계했다”며 “초반에는 수동으로 이뤄졌지만, 자동화가 많이 이뤄지게 됐다”고 했다. 그는 “원래 오전 11시에 발표되던 정부 발표 외에도 실시간으로 정보를 알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사람들 역시 이 부분을 궁금해했기 때문에 맞아떨어진 것”이라고 했다.

한때 하루 최대 250만명까지 방문하던 대규모의 사이트였지만, 홍씨는 이 서비스를 초기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을 제외하곤 거의 대부분 혼자 운영해왔다고 한다. 홍씨는 “서비스가 안정화되기 전 초반 6개월 당시에는 오류도 잦았고, 기능 추가와 수동 집계가 이뤄졌기 때문에 매일 정신없이 지냈다”고 떠올렸다. 편리한 실시간 확인 서비스는 주말, 밤낮 없이 매달렸던 홍씨의 노력으로 오롯이 이뤄진 셈이었다.

우여곡절도 있었다. 서비스 초반, 서버가 반나절 가량 멈춘 일이 대표적이다. 홍씨는 “서버가 안정화되지 않고, 트래픽이 몰렸을 때 서비스가 12시간 동안 멈췄던 적이 있었다”며 “당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이메일로 너무 많은 문의를 받아 혼란스럽기도 했었다”고 토로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지난 21개월여 동안 코로나 라이브의 누적 조회수는 8억건이 넘는 등 대기록을 남겼다. 홍씨의 노력에 시민들도 응원하면서 “‘감사합니다’, ‘잘 보고 있습니다’ 등의 메시지와 함께 자발적인 후원으로 ‘코로나 라이브’의 서버비를 댔다.

코로나19 라이브는 거리두기 해제 한 달째인 지난 16일 공식 서비스를 종료했다. 서버비에 보태라며 시민들이 보낸 기부금 중 남은 4100여만원은 모두 사랑의열매에 기부했다. 홍씨는 “광고배너 설치 대신 후원을 받기로 결정했지만, 처음 후원을 요청하면서부터 남은 금액을 기부하겠다고 공지했었다”고 설명했다.

홍씨는 “지금까지도 운영을 해오면서 언제 서비스를 종료할지 등 고민이 많았는데 적당한 시기에 종료하게 돼 후련하다”며 “아직 코로나19가 완전히 끝나지는 않은 만큼 효과적인 치료제가 나오면 좋겠고, 모두가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해지길 바란다. 기회가 된다면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다른 서비스도 만들어보고 싶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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