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아베 신조(67) 전 일본 총리가 사제 총기에 의해 사망한 사건이 발생해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처럼 총기가 허용된 나라에서가 아닌 ‘총기사고 청청국’으로 알려진 일본에서, 그것도 인터넷에서 검색해 직접 만든 총으로 벌어진 피격 사건이라 더욱 충격으로 다가옵니다.
유사한 사례가 또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습니다. 국내에서도 모방 범죄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경찰은 온라인에서 유포되는 사제 총기 제조법 등에 대해 특별 단속에 돌입했습니다.
경찰청은 지난 11일부터 내달 15일까지 약 한 달간 인터넷 공간에서 유포되는 총기·화약류 제작 방법 관련 유해 정보를 집중 감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위해 전국 시·도경찰청 산하 사이버수사요원과 전국 경찰서 총포 담당 경찰관, 일선 수사부서 소속 사이버 명예 경찰관인 ‘누리캅스’ 등 1000여명 경력을 투입했습니다. 경찰청 총포·화약담당 관계자는 “1년 중 상·하반기에 총 2번씩 집중점검을 하는데 이번에 아베 전 총리 사망 사건을 계기로 혹시라도 모를 모방 범죄 예방을 위해 추가 특별 점검에 나서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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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경찰청은 차선책으로 우리나라에서만이라도 총포·화약류 제조법에 대한 영상이나 게시글을 차단해 못 보게 하는 조처를 하고 있습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해당 게시물을 차단·삭제해달라고 요청하는 식입니다.
총포·화약류 제조법을 인터넷에 게시하는 것은 불법입니다.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총포화약법)상 사제 총기 제조법을 인터넷에 올리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습니다.
사제 총기 제조법 게시자와 달리 현행법상 이를 내려받는 사람에 대한 처벌 규정은 없습니다. 경찰청 관계자는 “호기심 등으로 관련 사제 총기 제작 도면을 내려받은 것만으로는 위험성이 있다고 보지 않고 있지만, 해당 도면으로 사제 총기를 직접 만들면 처벌 대상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경찰은 3D 프린터로 만드는 일련번호 없는 유령총 일명 ‘고스트건(ghost gun)’에 대해서도 처벌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경찰청 관계자는 “국내에서 3D 프린터로 제조된 모의총기 관련 범죄·테러 사건은 아직까지 발생하지 않았다”면서도 “총포화약법상 모의총기의 제조·판매·소지를 불법화하고 있는데 3D 프린터로 만든 유령총이 총과 유사하게 생기거나 유사한 성능을 발휘하는 등 총의 기능을 보이면 모의총포에 해당하는 것으로 해석해 처벌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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