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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카카오뱅크의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총 6545만주를 공모, 희망 공모가 3만3000~3만9000원을 제시했다. 이에 따른 공모금액은 2조1598~2조2525억원이다. 공모가를 바탕으로 추정한 카카오뱅크의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약 15조원에서 18조원 사이로, 만약 상장이 이뤄지면 KB금융(105560)과 신한금융지주(055550) 다음에 위치, 국내 금융지주사 중 3위를 기록할 수 있다.
2016년 설립, 2017년부터 대고객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뱅크는 카카오(035720)라는 플랫폼 덕분에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영업 개시 5일만에 100만 고객의 계좌 개설을 유치했고, 지난 2019년에는 1000만명을 돌파했다. 빠른 성장세 덕분에 창립 4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 지난해 영업이익 8042억원과 당기순이익 113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금융보다 플랫폼 가치에 중점
다만 회사와 주관사 측은 이에 대해 기존 금융주와는 다른 디지털, 온라인 금융 플랫폼으로서의 가치에 중점을 둘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회사 측은 “국내에 인터넷 전문은행의 상장 사례가 아직 존재하지 않고 기술을 바탕으로 핀테크 산업 내 시장 지위를 확보했으며 무점포 형태 영업으로 기존에 상장된 금융회사와는 다른 요소를 갖추고 있다”며 “여기에 자본이 영업 활동의 중요 재원인 만큼 PBR을 활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높은 외국인 배정 물량은 고민이다. 이번 공모의 공동대표주관사는 KB증권과 크레디트스위스증권이며, 주관에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이 참여한다. 국내 증권사인 한국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현대차증권은 인수단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들 중 2곳의 외국계 증권사에게 배정된 물량은 총 3141만6000주로, 전체의 48%에 달한다. 이는 앞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던 크래프톤(55%)보다는 적지만, 44%를 배정했던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보다는 많은 수준이다. 여기에 중복 청약이 가능한 크래프톤과 달리 20일 이후 증권신고서 제출이 이뤄져 중복청약 역시 불가능하다.
이에 흥행 및 상장 이후 주가의 흐름 역시 플랫폼의 향방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공모가가 현재 9만원대 수준의 장외 시작 가격보다는 진입할 만한 메리트가 있다”며 “추후 고객 유치 추이와 기존 은행과 다른 서비스 등 플랫폼 기업으로서의 가치를 증명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