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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를 앞둔 5일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 상인들은 물론 미리 장을 보기 위해 찾은 시민들도 “이런 가격은 처음”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8월 집중호우 피해와 9월 이른 추석에 따른 제수용 과일의 출하량 부족으로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특히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역대급 태풍인 ‘힌남노’가 6일 상륙해 한반도를 휩쓸고 지나갈 경우 대규모 낙과피해도 불가피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추석 장바구니 물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국내 최대 농수산물 도매시장인 가락시장은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굵은 비가 내리는 와중 다소 한산한 모습이었다. 이날 이데일리가 돌아본 가락시장은 추석 목전임에도 ‘분주함’을 느낄 수 없었다. 새벽 시간 진행되는 경매가 끝난 이후엔 지하 1층 청과와 야채 등 소매 점포에서 물건 구매가 가능하지만 과일을 들여다보는 손님 몇몇만 보일 뿐이었다. 하나같이 물가 걱정이 적지 않았다.
이곳에서 과일 가게를 운영하는 50대 김모씨는 “사과는 한 상자에 5만원 이상, 배도 알이 굵은 것 기준이라면 5만~6만원은 된다”며 “오를대로 오르긴 했지만 추석은 물론, 추석 이후에는 더 비쌀 수 있으니 하루라도 미리 사는 것이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야채가게 주인인 A씨는 “여름에는 워낙 더워서 쪽파, 고랭지 배추 등 농사가 잘 되지 않았고 이제는 태풍까지 와서 날이 선선해져도 가격이 어떻게 될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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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와 깐마늘 소매가격은 1kg당 2602원, 1만3143원으로 1년 사이 각각 27.6%, 8.5% 올랐다. 감자는 1kg에 4330원으로 42.4% 올랐고 과일 중에서는 사과가 10개에 2만9336원으로 1년 전보다 15.8% 상승했다. 차례상 대표 나물 중 하나인 시금치 1㎏ 역시 전년 동기(2만334원) 대비 50% 오른 3만511원에 달했다.
이렇게 성수품 가격이 오르면서 차례상을 차리는 데에 들어가는 비용 역시 자연스럽게 뛰었다. aT에 따르면 추석을 열흘 정도 앞둔 지난달 31일 기준 전통 차례상을 차리기 위한 구입비는 31만7142원으로, 전년 동기(29만7804원) 대비 6.5% 뛰었다.
평년보다 이른 추석에 태풍의 영향까지 겹치면서 가격 강세는 추석 후까지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aT 관계자는 “태풍의 영향으로 추석 이후에도 산지 생육 상황이 좋지 않을 것”이라며 가격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 역시 추석 성수기뿐만이 아니라 태풍 이후를 대비하기 위해 조기수확 등 각종 공급 대책 추진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는 추석 3주 전부터 정부 비축 물량과 농협 계약재배 물량 등을 도매시장에 평상시의 1.4배에 달하는 만큼 확대 공급하고 있다. 배추와 무, 양파 등 농산물 역시 오는 8일까지 추가 공급에 나선다. 이외에도 제11호 태풍 힌남노로 인한 수급 차질을 막기 위한 시설 보완, 배추와 무, 사과 등에 대한 조기 수확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