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쇼크, 오히려 기회?"…고환율 수혜주 뜬다는데

매파적 美 연준에 고환율 수혜주 뜬다?…수출주도 선별해야
원화가치 절하, 수출주에 반드시 유리?
고환율 수혜주도 선별 필요
  • 등록 2024-12-19 오후 4:54:19

    수정 2024-12-19 오후 7:16:28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매파적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자산·외환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원·달러 환율 급등이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에 이목이 쏠린다.

엠피닥터에 따르면 1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1450원대를 돌파, 환율이 1450원을 넘어선 것은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18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마치고 떠나고 있다. 사진=로이터
제롬 파월 연준의장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12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추면서 “앞으로 금리 인하는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시장은 연준이 내년 금리인하 횟수를 당초 4차례에서 2차례로 줄이기로 한 것에 집중했다. 이 때문에 금리인하 단행에도 ‘매파적’ 금통위였단 평가가 나온다.

이에 국내 증시는 상대적으로 운신의 폭이 좁아진 가운데, 고환율 수혜주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 강세로 인한 압박이 여전한 가운데,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기조에도 부담이 생겼다”며 “이에 따라 국내 증시에서는 방어적 업종과 환율 상승 수혜 업종에 관심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금을 달러로 받는 수출주들은 고환율 국면에서 환차익을 볼 수 있어 실적이 개선되는 효과를 누리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고환율 수혜업종은 자동차가 꼽힌다. 다올투자증권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 10원 상승 시 현대차·기아는 연간 2000억원의 영업이익 수혜 효과가 나온다.

다만 과거와 달리 국내 대기업들이 해외 투자 등 대규모의 달러 조달이 필요해져 수출주도 선별적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도체 업종은 대부분 기술 보호 목적을 위해 국내에서 생산하고, 해외에 팔 때는 달러로 결제해 유리해지는 구조다. 하지만 원자재 가격이 오를 수 있고, 미국 투자시 대규모 달러 조달이 필요해 리스크가 낀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모두 미국에 반도체 시설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배터리 업계도 마찬가지로 원자재 대비 제품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이 개선이 가능하나 장기적으로는 해외 투자 비용과 외화부채 부담 증가로 인한 리스크가 존재한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환율이 10% 상승하면 보유한 달러 부채 평가 손실이 257억원 발생한다고 밝힌 바 있다.

조선 업계는 선박 건조 계약금이 달러로 지불되는 만큼 원화 환산 금액이 늘어나지만 환헤지로 수익성 개선 효과는 일부 상쇄될 전망이다.

실제 최근 들어 우리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과거와 사뭇 차이가 있다. 2006~2021년 실증분석결과 원화 가치 하락은 대규모 기업집단의 영업이익률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원화 가치 절하는 국내 제조업의 기업 성과에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실질실효환율이 10% 하락(원·달러 환율 상승)하면 대규모 기업집단의 영업이익률은 0.29%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성근 산업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대규모기업집단의 수출전략이 기술경쟁으로 변하면서 원화 가치 하락에 의한 매출 효과가 사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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