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진영서 팽당한 옛 무역책사…"공직 합류 가능성 낮아"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무역대표부 대표
"15년간 트럼프 배후"…보상 받을 차례지만
이미 2기 경제팀 완성…'무역차르' 안 맡을 듯
  • 등록 2024-12-04 오후 4:47:45

    수정 2024-12-04 오후 4:47:45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집권 1기 당시 ‘무역전쟁’을 설계하고 무역 분야 책사로 불린 로버트 라이트하이저(77) 전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집권 2기에 공식적인 자격으로 다시 합류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무역대표부(USTR) 대표 (사진=로이터)
3일(현지시간)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인사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라이트하이저는 중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트럼프 1기 무역의 설계자이자 이번 대선 캠페인의 핵심 고문이었다.

폴리티코는 “라이트하이저처럼 존경받고 신뢰 받는 인물이 버림받을 수 있다는 것은 보호 무역주의자들에겐 큰 타격이며 트럼프 정치 진영의 유동성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진영에서 신뢰받던 인물이 배제되는 상황으로 집권 2기 출범 전부터 정치적 불안정성과 갈등을 암시하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미 라이트하이저 전 대표를 제외하고 집권 2기 경제팀을 완성했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상무장관으로 월가 투자은행 ‘캔터 피츠제럴드’의 최고경영자(CEO)였던 하워드 러트닉(63)을, 재무장관으로 헤지펀드 ‘키스퀘어 그룹’ 창업자 스콧 베센트(62)를 각각 지명했다. USTR 대표엔 라이트하이저 전 대표의 비서실장을 맡았던 제이미슨 그리어(44)를 지명했다. 그는 현재 로펌 ‘킹&스팰딩’의 파트너변호사로 재임 중이다.

USTR은 한국의 통상교섭본부와 유사한 성격이나 정부 직제상 대통령 직속 기관이다. 국제 통상 교섭, 무역 정책의 수립과 집행, 불공정 무역 조사와 대응 등을 총괄하는 기관이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은 러트닉 내정자에 대해 백악관 직속 조직인 USTR에 대한 직접 책임도 추가적으로 맡겼다. 모든 통상 정책을 상무장관 책임 하에 두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에 라이트하이저는 주변인들에게 “무역 차르(무역 총괄)”와 같은 더 낮은 직책을 맡을 가능성이 낮다고 밝혔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전직 트럼프 행정부 관리는 “라이트하이저는 적어도 15년간 트럼프의 오랜 지지자로, 그에게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주목받게 하는 등 배후에서 활동해왔다”며 “라이트하이저는 이제 보상을 받을 차례(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높은 직책을 맡을 차례)라고 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간 헌신적인 지원에 대해 적절한 보상이나 인정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느꼈지만, 만족할만한 직책을 받지 못해 집권 2기엔 불참하겠다는 얘기다.

라이트하이저의 계획을 알고 있는 또 다른 관계자도 “라이트하이저가 (트럼프 2기에) 전혀 들어가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1기때보다 경제 정책을 둘러싼 내분이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라이트하이저와 가까운 전 트럼프 행정부 관리는 그의 부재로 인해 트럼프 2기에선 재무장관으로 지명된 베센트와 상무장관으로 지명된 러트닉의 관세에 대한 접근 방식이 승리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했다.

또 USTR 대표에 내정된 그리어는 라이트하이저의 보호주의 이념을 공유하지만, 상대적으로 어린 나이로 다른 경제팀 장관들에 비해 약한 위치에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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