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값 또 오르나"…베트남, 폭우에 '판매 보류' 여파로 공급 위축

세계 최대 로부스타 원두 주산지 베트남 공급 차질
일부 재배자, 가격 더 오를 때까지 비축
지난 달 말 톤당 5547달러…연초 대비 80%대 폭등
"설 앞두고 연말 쯤 공급난 진정될 듯"
  • 등록 2024-12-04 오후 6:35:20

    수정 2024-12-04 오후 6:35:20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세계 최대 로부스타 커피 원두 생산국인 베트남에서 최근 커피 공급이 차질을 빚고 있다. 폭우로 인해 수확이 지연되고 있는 데다, 일부 재배자들이 커피를 비축하며 판매를 보류하고 있는 여파다.

커피(사진=게티 이미지)
4일 블룸버그통신은 응우옌 남 하이 베트남 커피 및 코코아협회 회장의 발언을 인용해 베트남에서 폭우로 로부스타 원두 수확이 15일 정도 지연된 가운데 일부 농부들은 국내 가격이 더 오르기를 기다렸다가 판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부스타 원두는 인스턴트 커피에 주로 사용되는 원두다.

로부스타 원두 주산지는 지난 10월 수확기가 시작되자마자 연이은 태풍으로 타격을 입었다. 이에 원두 가격도 강세다. 런던거래소에서 1월 인도분 로부스타 원두는 지난 달 27일 톤당 5547.50달러를 찍으며 연초 대비 84% 넘게 폭등했다. 로부스타 원두 공급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가격이 상승 압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하이 회장은 지난 3일 베트남 호치민에서 진행한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12월 말부터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1월 말에는 설 연휴를 앞두고 농부들이 더 많이 판매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 원두 생산 농가에선 로부스타 원두 공급난에 따른 가격 급등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베트남에선 올해와 내년 약 2800만 봉지의 커피 생산량을 기록, 지난해와 올해 생산량 2670만 봉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한편 브라질의 아라비카 원두 가격도 최근 47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지난 8~9월 가뭄과 폭우 등 기후 변화로 원두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여기에 ‘관세 폭탄’을 예고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백악관 복귀를 앞두고 미리 사재기 움직임까지 더해지면서 원두 가격 상승을 자극했다. 미국은 전 세계 원두의 약 20%를 수입하는 주요 원두 소비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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