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반도체 설계기업 딥엑스의 김녹원 대표는 최근 인터뷰에서 창업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김 대표는 브로드컴, IBM, 시스코 시스템즈, 애플 등을 거친 시스템 반도체 설계 전문가로, 애플에서 ‘아이폰 X’용 A11 바이오닉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설계를 주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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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서버칩과는 경쟁 안 해
딥엑스는 CCTV, 로봇 등에 들어가는 온디바이스 AI와 엣지 컴퓨팅용 신경망처리장치(NPU)에 집중하고 있다. 1100억 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받는 과정에서 ‘미스터 반도체’로 불리는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이끄는 스카이레이크 에쿼티파트너스가 2대 주주가 됐다. LG유플러스(032640)와는 사물인터넷기기(IoT)에 들어가는 AI 칩으로 제휴를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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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개 특허 등록…통신 없는 CCTV, 로봇 집중
특허 활용 전략에 대해서는 “특허를 등록할 때 시간을 끌면서 수정해 시장 트렌드에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하면 더욱 견고한 특허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다. 이를 통해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김 대표는 AI 반도체의 미래에 대해 “온디바이스 AI 반도체 시장은 PC, 스마트폰, 인터넷 시장을 합친 것보다 훨씬 클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바일용 시스템 반도체에서 독보적인 기술을 보유한 퀄컴을 이길 수 있을까. 김녹원 대표는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AI 반도체 회사들을 조사해봤지만, 퀄컴만큼 강력한 회사는 없었다. 퀄컴은 시스템 반도체 전체에 필요한 모든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했다. 이어 “현재로서는 퀄컴이 시장을 점유한 영역을 피하고, 셀룰러 통신이 필요 없는 온디바이스 AI 시장에서 경쟁하려 한다. 이 시장은 매우 파편화돼 있어 우리가 더 유리할 수 있다”면서 “10년에서 15년 동안 관련 기술들을 모두 갖춰 종합 시스템 반도체 회사를 만들겠다”고 언급했다. 그는 “퀄컴과의 경쟁에서 이기려면 단기간의 성공에 만족하지 않고 장기적인 기술 개발과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AI 반도체 시장은 이제 시작이고 AI를 잘하는 회사는 소수다. 우리는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더 나은 성능을 제공해 성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