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 여전한 '유리 천장'...내부 출신 女임원 고작 '2명'

여성 임원 비율 9%···임원 122명 중 11명
승진·기회는 '제자리걸음'···"구조적 문제"
  • 등록 2022-11-16 오후 5:05:37

    수정 2022-11-16 오후 8:59:23

[이데일리 유은실 기자] 국내 민간 은행에서 두 번째 여성 은행장이 탄생한다. ‘내부 출신’인 강신숙 수협중앙회 부대표가 차기 수협은행장에 내정되면서, 유명순 한국씨티은행 은행장에 이어 유리천장을 깬 여성 은행장에 이름을 올릴 예정이다. 내부출신 여성 은행장 소식에다 ESG 바람, 자본시장법 시행 등으로 금융권에서도 성 평등에 관한 인식은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은행권의 유리천장은 여전히 견고하다. 4대 시중은행의 전체 임원 중 여성 임원 비중이 10%를 밑도는 데다 내부에서 승진을 통해 임원을 단 경우는 2명에 불과했다.

[이데일리 조지수]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개 은행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이들 은행에서 임원급에 해당하는 여성 비율은 9.01%로 나타났다. 은행권 전체 임원 122명 중 임원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여성은 단 11명이다.

은행별로 보면 여성 임원 비율이 가장 낮은 곳은 우리은행이다. 전체 임원 26명 중 여성은 송현주 부행장보가 유일하다. 하나은행은 총 3명의 여성임원을 보유하고 있다. 김소정 부행장은 디지털경험본부장으로, 이인영 상무는 소비자보호그룹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현자 사외이사는 리스크관리위원회 위원장으로, 하나은행 내 리스크 관련 전반을 살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여성임원은 4명이다. 박현주 소비자보호 그룹장(부행장)과 김혜주 마이데이터 유닛장(상무)가 상근직이며, 김명희 비상임 이사와 이인재 사외이사를 비상근 임원으로 두고 있다. 전체 임원 내 여성임원 비중은 12.12% 수준이다.

KB국민은행은 오순영 상무, 허유심 상무, 문수복 사외이사 등 3명의 여성임원이 있으며, 임원대우까지 합하면 여성임원은 총 12명으로 늘어난다. 이중 올해 선임된 문수복 사외이사는 후보추천 위원회 위원장과 평가 보상 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금융권은 올해 8월부터 본격 시행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에 따라 여성 사외이사를 적극적으로 찾아 나섰다. 신한금융그룹과 우리금융그룹은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각각 김조설 오사카상업대학 경제학부 교수, 송수영 변호사를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한 바 있다.

이 법은 2조원 이상인 상장사 이사회를 특정 성(性)이 독식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어 여성이사 선임이 사실상 의무화하고 있다. 다만 상장사를 대상으로 법이 적용되기 때문에 금융지주를 안에 속해 있는 은행은 해당사항이 없다. 우리은행 임원 현황에 여성 사외이사를 찾아볼 수 없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전문가들은 자본시장법 개정안 시행으로 금융지주의 ‘여성 임원 맞추기’는 가능해졌지만, 은행은 여기서 빗겨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내부 출신 임원이 적다는 문제도 있다. 4대 은행의 여성 임원 11명 중 2명만 내부 승진으로 임원을 달았다. 박현주 신한은행 부행장(소비자보호 그룹장)과 송현주 우리은행 부행장보(투자상품전략그룹)를 제외한 9명은 외부출신인 셈이다.

이에 은행들이 ESG를 외치면서도 여성 승진이나 기회 측면에서는 여전히 부족한 단계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주요 은행들의 남·여 임직원 성비가 5대5에서 6대4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여성이 내부 승진으로 고위직까지 올라가는 과정엔 유리천장이 여전하다는 것이다.

윤덕찬 지속가능발전소 대표는 “금융은 조선 및 해운, 철강 등 타산업군에 비해 성별을 떠나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업종”이라며 “그럼에도 사외이사를 포함한 여성 임원이나 내부에서 승진해 임원을 단 경우가 극소수라는 것은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 한 직원은 “기본적으로 금융사가 가진 보수적인 분위기는 여전히 감지된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ESG가 기업 평가 등에 중요한 기준이 되면서 여성 리더를 발굴하기 위한 지원 프로그램이나 멘토링 등이 늘고 있다”며 “여성 리더 육성에 노력을 기울이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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