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행별로 보면 여성 임원 비율이 가장 낮은 곳은 우리은행이다. 전체 임원 26명 중 여성은 송현주 부행장보가 유일하다. 하나은행은 총 3명의 여성임원을 보유하고 있다. 김소정 부행장은 디지털경험본부장으로, 이인영 상무는 소비자보호그룹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현자 사외이사는 리스크관리위원회 위원장으로, 하나은행 내 리스크 관련 전반을 살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여성임원은 4명이다. 박현주 소비자보호 그룹장(부행장)과 김혜주 마이데이터 유닛장(상무)가 상근직이며, 김명희 비상임 이사와 이인재 사외이사를 비상근 임원으로 두고 있다. 전체 임원 내 여성임원 비중은 12.12% 수준이다.
금융권은 올해 8월부터 본격 시행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에 따라 여성 사외이사를 적극적으로 찾아 나섰다. 신한금융그룹과 우리금융그룹은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각각 김조설 오사카상업대학 경제학부 교수, 송수영 변호사를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한 바 있다.
이 법은 2조원 이상인 상장사 이사회를 특정 성(性)이 독식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어 여성이사 선임이 사실상 의무화하고 있다. 다만 상장사를 대상으로 법이 적용되기 때문에 금융지주를 안에 속해 있는 은행은 해당사항이 없다. 우리은행 임원 현황에 여성 사외이사를 찾아볼 수 없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전문가들은 자본시장법 개정안 시행으로 금융지주의 ‘여성 임원 맞추기’는 가능해졌지만, 은행은 여기서 빗겨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내부 출신 임원이 적다는 문제도 있다. 4대 은행의 여성 임원 11명 중 2명만 내부 승진으로 임원을 달았다. 박현주 신한은행 부행장(소비자보호 그룹장)과 송현주 우리은행 부행장보(투자상품전략그룹)를 제외한 9명은 외부출신인 셈이다.
윤덕찬 지속가능발전소 대표는 “금융은 조선 및 해운, 철강 등 타산업군에 비해 성별을 떠나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업종”이라며 “그럼에도 사외이사를 포함한 여성 임원이나 내부에서 승진해 임원을 단 경우가 극소수라는 것은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 한 직원은 “기본적으로 금융사가 가진 보수적인 분위기는 여전히 감지된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ESG가 기업 평가 등에 중요한 기준이 되면서 여성 리더를 발굴하기 위한 지원 프로그램이나 멘토링 등이 늘고 있다”며 “여성 리더 육성에 노력을 기울이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