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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지는 27일(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베세즈다의 콩그레셔널 컨트리클럽 블루 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2개, 보기 5개를 엮어 3오버파 75타를 쳤다.
마지막 날 3타를 잃었지만 최종 합계 5언더파 283타를 기록한 전인지는 공동 2위 렉시 톰슨(미국)과 이민지(호주)를 1타 차로 따돌리고 메이저 타이틀을 따내기 충분한 경기를 펼쳤다.
올해 총상금이 900만 달러로 두 배 증액된 이번 대회 정상에 오른 전인지는 우승 상금 135만 달러(약 17억4000만원) ‘잭팟’도 터뜨렸다.
전인지는 2018년 10월 LPGA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 우승 이후 3년 8개월 만에 LPGA 투어 통산 4승째를 차지하며 ‘부활’을 알렸다.
그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활동하던 2015년 US 여자오픈을 제패했고, 2016년 에비앙 챔피언십에서는 21언더파 263타로 우승하며 남녀 메이저 대회 역대 최소타 기록을 써내며 정상에 오른 바 있다. 이번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까지 우승한 전인지는 통산 4승 중 3승을 메이저 우승으로 장식하며 ‘메이저 퀸’의 면모를 보였다.
여기에 전인지는 2020년 12월 US 여자오픈에서 우승한 김아림(27) 이후 7개 대회 연속으로 2년 가까이 이어지던 메이저 무승 갈증을 씻어내고 정상에 올랐다.
올 시즌 한국 선수가 LPGA 투어 우승을 차지한 건 고진영(27), 김효주(27), 지은희(36)에 이어 전인지가 네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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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톰슨은 1번홀(파4)과 3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으며 공동 선두를 꿰찼다. 7번홀(파3)에서 보기를 범하긴 했지만 전인지가 9번홀(파5)에서도 스리 퍼트 보기를 범하고 전반에만 4타를 잃어, 톰슨이 2타 차 선두로 나섰다.
그러나 톰슨의 약점인 짧은 퍼팅 실수가 시작됐다. 전인지는 14번홀(파4)에서 60cm 파 퍼트를 놓쳐 보기를 적어내고 말았다. 15번홀(파4)에서는 그린 에지에서 버디를 잡아냈지만 톰슨의 퍼팅은 여전히 안정적으로 보이지 않았다.
패색이 짙던 전인지에게 경기 막판 기회가 찾아왔다. 톰슨이 16번홀(파5) 그린 주위에서 띄워치려던 세 번째 샷이 그린 반대편으로 넘어가면서 위기를 맞았고 결국 이 홀에서 보기를 범하고 말았기 때문이다. 전인지는 안전하게 웨지 샷을 그린에 올린 뒤 2.5m 버디 기회를 놓치지 않고 동타를 만들었다.
톰슨은 17번홀(파4)에서 1m의 짧은 파 퍼트를 또 놓쳐 이 홀에서 파를 기록한 전인지에게 다시 단독 선두를 내줬다.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전인지의 두 번째 샷이 핀 뒤쪽으로 멀어졌고 오히려 잠긴 러프에서 샷을 한 톰슨이 버디 기회를 만들었다. 전인지가 먼저 먼 거리 버디 퍼트의 거리를 잘 맞춰 볼을 홀 근처로 보냈고, 이후 4.5m 퍼트를 시도한 톰슨이 버디에 실패했다. 전인지는 1m 남짓한 파 퍼트를 남기고 신중하게 라인을 파악한 뒤 챔피언 퍼트에 성공했고 우승을 확정하자 감격의 눈물을 훔쳤다.
이어진 시상식에서 우승 트로피를 받아든 전인지는 “3년 반이 넘는 기간 동안 우승이 없어 마음고생이 심했다. 그동안 믿고 지지해준 후원사들과 가족, 코치, 매니저, 캐디, 팬들에게 정말 감사하다”고 소감을 말하며 울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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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에서도 마지막 막판 16, 17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범하고 전인지에게 우승의 빌미를 내줬다.
이달 초 US 여자오픈을 제패한 이민지는 마지막 날 2타를 줄여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신인상 랭킹 1위 아타야 티띠꾼(태국)이 단독 4위(3언더파 285타)를 기록했고 티띠꾼과 신인상을 다투는 최혜진(23)이 4타를 잃고 고전해 전날 공동 2위에서 공동 5위(1언더파 287타)로 하락했다.
김효주, 김세영(27)이 최혜진과 함께 공동 5위에 이름을 올렸고 지은희는 공동 10위(이븐파 288타)에 자리했다.
세계 랭킹 1위 고진영(27)와 2위 넬리 코다(미국)는 나란히 공동 30위(4오버파 292타)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