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출신 美 감독, 韓에서 할리우드 영화 찍을 결심 [인터뷰]

美 제작사 7ONE7 대표, 산티아고 마네스 모레노 감독
100% 韓 로케이션 할리우드 영화 착수…'더 라스트 티켓'
주인공은 韓 여배우…"창의적인 한국, 강인한 한국 여성"
"'헤어질 결심' 5번 봐…한국 배우 매력에 푹 빠져"
韓에서 왜 SF를?…"서울, 근미래적 분위기 돋보이는 도시"
  • 등록 2023-03-29 오전 8:00:00

    수정 2023-03-29 오전 8:00:00

[이데일리 스타in 이영훈 기자] 산티아고 마네스 모레노 감독 인터뷰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다섯 번 정도 방문하면서 느낀 한국의 이미지는 굉장히 근미래적이었어요. 사람들의 편의를 최대한 살린 실용적인 공간과 서비스가 많은, 창의성 넘치는 도시였죠. 다른 국가는 물론 한국인조차 잘 알지 못하는 한국이란 공간의 매력을 SF 장르에 담아내고 싶었어요.”

스페인 출신의 미국 감독 산티아고 마네스 모레노 감독이 지구 반대편 땅 한국에서 할리우드 SF 영화를 찍기로 결심한 이유다.

산티아고 마네스 모레노 감독은 최근 서울 중구 이데일리 사옥에서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첫 한국 로케이션 영화 ‘더 라스트 티켓’(The Last Ticket)의 크랭크인을 앞둔 소감을 전했다. 그는 인터뷰 내내 자신이 매료된 한국의 분위기와 사람들, 한국 작품 및 배우들의 매력에 감탄했다.

올해 말 크랭크인을 앞둔 영화 ‘더 라스트 티켓’은 디스토피아 미래에서 펼쳐지는 SF 액션 스릴러다. 능력보다 큰 야심을 품은 주인공 마이크 핀(톰 호퍼 분)이 감옥에서 출소한 후 자신을 감옥으로 이끈 이들에게 복수하고자 추격을 펼치는 이야기다. 100% 한국 로케이션으로 제작되는 프로젝트로, 할리우드에선 첫 시도다. ‘헝거게임’, ‘파라다이스 로스트’, ‘퓨처맨’ 등으로 국내에서도 널리 알려진 조쉬 허처슨과 ‘레지던트 이블: 웰컴 투 라쿤 시티’, ‘러브 더 인 빌라’,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 드라마 ‘언브렐라 아카데미’ 등에 출연한 톰 호퍼가 주연을 맡았다. 현재 여주인공 ‘안야’ 역으로 활약할 한국 여배우를 낙점하기 위한 캐스팅 작업에 한창이다.

이 영화의 각본 및 연출을 맡은 산티아고 마네스 모레노 감독은 미국 LA의 유명 광고 및 필름 제작사 7ONE7의 대표다. 이미 패션 및 광고 업계에선 메르세데스 벤츠, BMW, 렉서스, 까르띠에, 조르지오 아르마니 등 유명 브랜드의 광고 및 패션 필름들을 수십 편 연출한 베테랑이다. 현재 ‘더 라스트 티켓’과 함께 영화 ‘롱 곤 히어로스’(Long Gone Heroes)의 시나리오 및 감독으로도 작업 중이다. 특히 마블 영화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다이하드 4.0’의 시각효과를 담당했던 매튜 딘 러셀이 VFX 프로듀서로 합류해 화려한 영상미를 예고하고 있다.

아울러 7ONE7 Films의 아시아 지부 총괄 책임자(Executive Producer)인 정기진과 프로듀서 정서인, 7ONE7 Films 현지 프로듀서인 바비 구티에레즈(Bobby Gutierrez)가 프로듀싱을 담당한다.

산티아고 감독은 시나리오 집필 단계에서부터 ‘한국’에서 촬영을 염두에 두고 작업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과거 업무상 출장으로 수 차례 한국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대개의 서양 사람들은 한국이 상당히 현대적이면서 근미래적인 풍경을 지니고 있을 거라곤 생각하지 않는다”라면서도, “내가 본 한국의 풍경은 정말 미래에 가까운 곳이었다. 미국 등 서양을 비롯한 다른 국가의 풍경들을 보면 상당히 획일적인 편이다. 한국은 정반대였다. 구역마다, 심지어는 건물마다 전혀 다른 외양을 띠고 있다. 또 실용적인 구조, 인테리어를 지닌 건물들이 정말 많았다”고 한국에 대한 첫인상을 밝혔다. 이어 “정작 그런 한국의 매력을 한국 사람들은 전혀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았다. 한국의 새로운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고, 근미래적인 한국의 분위기가 SF 장르에도 적합할 것이라 화신했다”고 부연했다.

또 “한 국가의 건축물 구조, 도시의 배경 등은 사는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 사고방식을 대변한다고 생각한다. 다양하고 개성넘치는 한국의 건축물들이 한국인들이 지닌 고유의 다양성과 창의성을 보여줄 수 있는 대목이라고 생각한다”고도 덧붙였다.

[이데일리 스타in 이영훈 기자] 산티아고 마네스 모레노 감독 인터뷰
2년 전부터 시나리오 기획에 착수했다고 한다. 산티아고 감독은 “이 영화의 주인공은 감옥에서 나온 범죄자”라면서도, “하지만 잘못된 방식으로라도 성공하고 싶은, 성공함으로써 사랑하는 여자, 딸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존재”라고 극 중 캐릭터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어릴 때 개인사로 인해 어머니, 아버지와 떨어져 산 적이 많았다. 그로 인해 느끼는 외로움이 컸고, 부모님께 인정받고 사랑받기 위해 따로 노력한 적이 많았다. 어릴 때 느낀 결핍과 갈증이 이 이야기를 쓰게 된 원동력”이라고 설명했다. 이 이야기는 주인공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되찾고 인정받기 위해 떠나는 여정으로, SF액션물의 외피를 썼지만 사실상 가족영화에 가깝다고도 정의했다.

한국 여배우 캐스팅을 물색 중인 여주인공 캐릭터 ‘안야’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산티아고 감독은 “상냥하고 귀여운 여성들이 등장하는 다른 서양 로맨스 무비와 달리 ‘강인함’이 매력포인트인 캐릭터”라며 “지적이며, 힘으로 남자들을 밀고 당기면서 긴장감을 유발할 수 있는 인물이다. 한국 여성들은 겉모습은 상냥하고 스윗할지라도, 내면은 누구보다 강인한 사람들이란 인상을 받았다. 한국 배우가 이 배역을 연기하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작품 준비를 위해 다양한 한국의 업계 관계자들과 미팅을 가졌고, 이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할리우드와 다른 K콘텐츠의 제작 문화와 강점을 느꼈다고도 털어놨다. 산티아고 감독은 “미국의 영화산업은 정확한 매뉴얼과 시스템 아래 스태프들이 움직인다. 그에 반해 한국은 전문적 역량을 지닌 팀원들이 더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감독을 비롯한 다른 영역들과 협업하는데 보다 적극적인 편”이라고 설명했다. 또 “개개인이 창의성을 발휘하기 위해 적극 아이디어를 낸다. 다음 작품도 할 수 있다면 또 한국과 함께하고 싶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시청자이자 관객으로서도 K콘텐츠와 한국배우들의 매력에 푹 빠져있다고. 산티아고 감독은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을 5번이나 봤다”며 “한국의 작품들은 한국적이면서, 실험적인 소재를 활용한다. 하지만 그 소재를 통해 전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 정서를 건드린다”고 말했다. 일본, 중국, 베트남 등 다른 아시아 국가에 비해 K콘텐츠가 세계에서 받는 주목도가 높은 이유 역시 이에 비롯된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한국 배우들의 뛰어난 역량도 빼놓을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영화 한 편을 볼 때 두 번을 본다. 두 번째 볼 땐 볼륨 및 자막을 끄고 화면에만 집중하는 편인데 그 때마다 한국 배우들의 연기가 정말 뛰어나다고 느낀다”며 “이들의 연기를 보면 언어의 도움 없이 표정과 제스처 만으로 이들이 표현하려는 감정을 느낄 수 있다. 이번 작품에 꼭 한국 배우를 캐스팅하고 싶었던 이유 중 하나”라고 팬심을 전했다.

‘더 라스트 티켓’이 한국을 비롯한 세계의 관객들에게 인종과 지역, 국가의 구별 없이 즐길 수 있는 액션 영화가 되길 바란다는 소망도 덧붙였다.

“이 작품이 ‘한국 영화’인지, ‘할리우드 영화’인지 구별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해요. 인종, 국가 꼬리표 없이 작품 자체로서 즐겨주셨으면 좋겠어요. 이 작품이 잘되어 더 많은 세계의 제작자, 감독들이 후속으로 한국에서 작업하는 일이 많아질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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