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투어-LIV 골프 통합 이끈 사람은 ‘파워 브로커’ 지미 던

모너핸 PGA 투어 커미셔너와 루마이얀 PIF 총재 만남에 ‘앞장’
  • 등록 2023-06-09 오전 9:20:44

    수정 2023-06-09 오전 9:35:58

지미 던(오른쪽)이 지난 4월 마스터스 토너먼트 연습 라운드에서 필 미컬슨에게 이야기하고 있다.(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의 후원을 받는 리브(LIV) 골프가 합병한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6일(현지시간) 전해졌다. 지난 1년 반 동안 LIV 골프의 출범을 놓고 앙숙같이 으르렁대던 두 골프 단체의 급진적인 합병이다. 미국 골프위크는 8일(한국시간) 이같은 통합을 이끈 사람은 PGA 투어 정책위원회의 지미 던(66)이라고 전했다.

던은 일반적인 스포츠 팬보다 월스트리트가에 더 친숙한 인물이라고 전해진다. 그는 유명한 투자 은행 회사인 파이퍼 샌들러의 부회장 및 수석 관리 책임자로 일하고 있다.

골프계에서도 유명 인사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의 회원이자 명문 골프장 세미놀 골프클럽의 회장이다. 필 미컬슨, 조던 스피스부터 은퇴한 NFL 쿼터백 톰 브래디에 이르기까지 많은 유명 스포츠 스타들과 라운드를 했다. 지난해 PGA 투어 정책위원회에 임명됐고, 미국 골프다이제스트는 그를 스포츠의 ‘궁극적인 파워 브로커’라고 부르기도 했다.

제이 모너핸 PGA 투어 커미셔너가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야시르 루마이얀 PIF 총재와의 첫 번째 연락책 역할을 한 사람이 던과 PGA 투어 이사회 의장 에드 헐리히라고 언급한 만큼, 던이 이번 합병에 큰 역할을 한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던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자행한 9.11 테러에 개인적인 비극을 안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1988년부터 미국 투자은행 베어 스턴스에서 일하면서 월스트리트에 발판을 마련했다. 이 회사는 세계무역센터 남쪽 타워 104층에 위치했다. 9.11 테러가 일어난 날은 던도 회사에 있어야 했지만, 그는 미국 미드 아마추어 챔피언십 출전 자격을 얻기 위해 그날 뉴욕 베드포드로 떠났다. 던은 목숨을 잃지 않았지만 그는 오랜 친구를 비롯한 66명의 직원을 잃었다. 던은 이 일로 사우디에 대한 깊은 증오를 갖게 됐다고 전해진다.

9.11 테러에 연루된 19명 중 15명은 빈 라덴 외에도 사우디 국적이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2018년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에 정부가 개입하는 등의 광범위한 인권 침해 혐의도 받고 있다.

골프 외에 포뮬러 원 경주와 국제 축구 투자로도 발을 넓힌 PIF는 사실상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감독사는 사우디 정부의 재정 부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를 경멸하는 발언을 수 차례 해온 던을 고려할 때 PGA 투어와 LIV 골프 합병에 던이 앞장선 것은 상당히 놀라운 일이라고 미국 골프위크는 전했다.

그러나 이번 합병과 관련해 던은 “내가 상대하는 PIF 사람들은 9.11 테러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일축했다.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합의는 PIF 골프광이자 사우디 왕가의 금고지기로 불리는 루마이얀 총재가 물밑에서 적극적으로 움직인 끝에 나온 결과”라고 밝혔다.

로리 매킬로이가 필 미컬슨, 지미 던(가장 오른쪽)과 2018년 함께 프로암을 치르는 모습(사진=AP/뉴시스)
합병과 관련한 회담은 7주 전 시작됐다. 루마이얀 총재가 지난 4월 말 영국 런던에서 던, 헐리히를 먼저 만나 대화를 나눴고, 이후 헐리히 이사가 PGA 투어 수장인 모너핸 커미셔너와 동행해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루마이얀 총재를 만났다. 모너핸 커미셔너와 루마이얀 총재가 만난 건 이때가 처음인 걸로 전해진다.

양측의 회담은 빠르게 진행됐고 루마이얀 총재와의 신뢰가 협정에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던은 “서로의 뜻이 맞았고 경기를 통합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신속하고 철저한 일 처리가 가능했다”고 밝혔다.

PIF가 막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PGA 투어를 통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서는 “이들은 골프와 PGA 투어 유산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들”이라면서 “PGA 투어가 통제받는 일은 지구상에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제 가장 큰 관심은 PGA 투어에 충실했던 선수들이 그 충성도를 어떻게 보상받고, LIV 골프 선수들이 PGA 투어와 DP 월드투어로 돌아갈 수 있느냐다.

던은 “PGA 투어에 남아있던 선수들의 의사를 확인해야 한다. 합의를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며 “경로와 보상이 어떻게 이뤄질지 두고 봐야 하며, 양측이 새로운 합의를 이뤄내는 과정에 계속 관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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